원·달러 환율이 1200원 부근까지 치솟으면서 키코(KIKO·통화옵션상품) 피해주들이 동반 추락했다. 특히 키코 손실을 정산하는 분기 말에 환율이 치솟아 3분기 추가 손실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9일 원·달러 환율이 4년9개월 만의 최고치인 1188원80전으로 28원30전 폭등하면서 심텍이 2410원으로 9.40% 떨어진 것을 비롯해 IDH(-7.96%) 성진지오텍(-7.29%) 엠텍비젼(-6.85%) 선우ST(-5.00%) 우주일렉트로닉스(-4.45%) 씨모텍(-3.93%) 디에스엘시디(-3.29%) 등 키코 피해주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외환은행과 계약한 키코 계약을 54억원 정산하면서 파기했다고 밝힌 제이브이엠만 5.38% 올랐다.

지난주부터 정부의 키코 피해기업 지원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만 3분기 키코 추가 손실이 가시화되면서 연일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특히 3분기 정산 시점에 환율이 급등하면서 피해주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한 키코 피해기업 관계자는 "하필 원·달러 환율이 3분기 키코 평가손실을 정산하는 시점에 1200원 부근까지 올라 2분기 때보다 곱절 이상의 추가 손실이 우려된다"고 한탄했다. 2분기 말 기준 원·달러 환율은 1분기 말 991원70전보다 51원70전 높은 1043원40전이었다. 이날 환율 수준으로 3분기 말 기준 환율이 정해지면 달러당 145원가량 추가 피해가 나타나는 셈이다.

최광혁 한화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3분기 추가 손실이 확정되는 분기보고서가 나올 때까지 일단 키코 피해주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