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체코뮤지컬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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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 '삼총사' '클레오파트라' 등 잇단 공연
관람료 싸고 작품성도 갖춰 … 각색 후 수출도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 작품이 점령하고 있는 국내 라이선스 뮤지컬 시장을 체코 뮤지컬이 파고들고 있다. 지난달 21일부터 숙명아트센터의 씨어터S에서 체코 뮤지컬 '햄릿' 공연이 시작돼 인기를 끌고 있고,가수 박지윤이 주연으로 낙점된 뮤지컬 '클레오파트라'는 10월15일~11월30일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또 뒤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삼총사'가 내년 4월 충무아트홀 무대에 오른다. 브로드웨이 이외의 해외 뮤지컬이 국내에 잇따라 들어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체코 뮤지컬은 기존의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 작품에 비해 30~40% 이상 싸게 라이선스를 따낼 수 있는 데다 제작팀 초청,작품 수정도 수월하다. 관람료도 브로드웨이 작품보다는 훨씬 싸다. 현재 공연 중인 '햄릿'의 경우 관람료가 4만4000원부터 7만7000원까지다.
일반적으로 브로드웨이 뮤지컬은 관람권 매출의 12~16%를 기본 로열티로 산정한 다음,한 주 공연 당 얼마씩의 개런티를 추가로 지불한다. 총매출이 일정액을 초과하면 초과분에서 다시 수수료를 떼 가기도 한다. 반면 체코 뮤지컬들은 평균 매출의 12~16%인 라이선스 비용만 제공하면 된다.
외국 제작팀이 한국에 오는 경우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는 비즈니스 클래스 항공권과 특2급 이상의 호텔을 요구해 로열티와 맞먹는 부가비용이 발생한다. 그러나 체코 뮤지컬의 경우 이코노미클래스의 항공권에 호텔도 별도의 요구 기준이 없어 국내 공연기획사들이 수월하게 초청할 수 있다. 체코 뮤지컬은 작품성 면에서도 깊이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유럽의 심장부에 위치하면서 오스트리아의 영향을 받아 클래식을 비롯한 다양한 음악 장르에 깊이 있는 노하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안무,의상,무대,조명 등의 현대적인 감각은 조금 떨어지지만 체코 제작사들이 한국 기획사들의 수정 범위를 되도록 넓게 인정해 주려고 하기 때문에 이점도 많다. 타 라이선스 뮤지컬은 국내 기획사의 수정 부분까지 공연 후 모두 원작자의 권리로 간주한다. 그러나 체코 뮤지컬은 수정.추가되는 부분에 대한 한국 공연기획사의 권리를 인정해준다. 원작에서 업그레이드된 버전을 우리가 직접 해외에 수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뮤지컬 '햄릿'도 오리지널 체코 버전을 기준으로 내용의 50% 이상을 바꿨다.
체코 뮤지컬의 수입 중계를 맡고 있는 문화콘텐츠 배급사 EMK의 김지원 이사는 "뮤지컬 '햄릿'의 유료 객석 점유율이 70%를 넘으면서 각 기획사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내년 11월과 12월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체코 뮤지컬 '잭 더 리퍼'의 공연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