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6일 국회 상임위원장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 회동을 갖고 "국회와 소통하면서 힘을 합쳐 일할 자세가 돼 있다"며 대국회 소통 의지를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최근에 시골에서 오신 어떤 분이 '국민소통,국회소통 얘기하던데 소통이 아니라 대통해야 한다'고 하더라.아마도 소통을 '적게 소통하는 것'으로 들은 모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적으로 어려운 경제상황을 접해본 일이 없고 미국은 100년 만의 금융위기라고 하는데 우리는 간접적 영향을 받고 있어 지혜롭게 잘 대응하면 잘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에 관한 한 여도 야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지난번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를 만났고 어제는 민주당 정세균 대표를 만나 허심탄회하게 얘기했다. 국제문제에 대해선 의견을 달리할 일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상임위원장들은 통화옵션상품인 키코(KIKO) 문제로 인한 중소기업 피해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으며 정부의 교과서 수정이 이념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중소기업 흑자도산을 막겠다는 의지는 여러 번 밝힌 바 있고,꼭 그렇게 하도록 하겠다"며 "교과서 수정 문제는 좌편향을 우편향으로 시정하는 것이 아니라,좌도 우도 동의하는 가운데로 정상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나는 정치인으로 아무런 은혜와 원한이 없다. 선거 과정에서 섭섭한 점이 있었다 하더라도 모두 잊었다"고 지적한 후 "국회에 제출된 법안에 대해 정파적 입장을 떠나 국가를 위한다는 심정으로 합의점을 도출해 달라"고 당부했다. 만찬은 '소폭'이 도는 가운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두 시간가량 진행됐다. 18명의 상임위원장단 전원이 참석했으며 청와대에선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김성환 외교안보수석,맹형규 정무수석 등이 배석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