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자동승진이 보장되던 서울대 교수사회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1학기 서울대 사상 최대 규모인 10명이 정년보장(테뉴어) 심사에서 탈락한 이후 이번 2학기 부교수와 정교수 승진심사에서 무려 50명이 무더기로 떨어졌다.

25일 서울대는 인사위원회를 열어 부교수와 정교수의 승진ㆍ정년보장 심사 대상자 110명 중 50명을 탈락시키고 60명만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정교수 승진심사에선 전체 대상자 81명 중 34명이 탈락했고 나머지 47명(58%)만 승진했다. 정교수 승진율은 3년 연속 감소 추세다. 2006년 72.8%에서 지난해 63.9%로 떨어졌다. 올해는 절반이 약간 넘는 수준인 53.8%까지 주저앉았다.

부교수 승진심사의 경우 전체 대상자 63명 중 16명이 탈락하고 47명(74.6%)이 통과했다. 부교수 심사대상자 중 연구 업적이 탁월한 지구환경과학부 이성근 교수(37),조선해양공학과 김용환 교수(44),국제대학원 조영남 교수(43) 등 3명은 부교수 승진과 함께 정년을 보장받았다.

김명환 서울대 교무처장(자연대 수리과학부 교수)은 "정교수 심사 대상 81명 중 32명이 단과대 추천을 받은 후 본부 심사를 포기했는데 탈락과 마찬가지"라며 "심사를 진행한 49명 중에서는 2명을 탈락시켰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또 이번 정년보장심사부터 심사위원에 외부인사를 2명 포함시켰다. 김 처장은 "한국사람으로 외국 대학에 오래 재직했다는 것 이외에는 외부인사에 대한 인적사항을 밝히기 어렵다"며 "심사의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 같은 제도를 도입했다"고 전했다.

김 처장은 또 "정교수 승진 전 단계에서도 정년보장을 받는 것이 제도화될 수 있도록 하는 예비정년보장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라며 "다음 주부터 연구팀을 구성해 절차와 기준 등을 구체적으로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