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호모나랜스'가 뜬다

"마린보이 수영골드 국민동생 난리더니/며칠만에 내이름은 어디서도 볼수없네/흔들리는 여자마음 갈대인줄 알았지만/용대형의 스매슁에 떡실신한 누나들맘(…)"

인터넷에서 '용대찬가'와 함께 인기를 끈 '태환비가'의 일부분이다. 4언절구 형식으로 베이징 올림픽에서 윙크 세리머니로 '누나'들 마음을 훔친 이용대를 질투한 박태환이 수영을 그만두고 배드민턴을 치겠다는 내용을 코믹하게 담았다. 이처럼 기존 정보를 재구성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공유하는 '디지털 호모나랜스'(Homo Narrans·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사람)가 광고업계의 새로운 타깃으로 주목받고 있다.

제일기획 브랜드마케팅연구소가 24일 15~44세 남녀 600명을 대상으로 조사·분석한 호모나랜스의 4가지 특징은 △'스토리텔링=자기 표출'이라는 등식을 갖고 △흥밋거리를 적극적으로 탐색하며 △인터넷카페,블로그,사용후기 등 위 미디어(We Media)를 더 신뢰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스토리를 재구성(태환비가 등)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대표적인 사례로 롯데삼강 아이스크림 '빠삐코'의 지난 7,8월 매출을 40%가량 끌어올린 '빠삐놈' 동영상을 들 수 있다. 영화 '놈놈놈'의 주제곡과 '빠삐코' 광고음악을 섞어 흥미롭게 재구성했다. 홍지영 브랜드마케팅연구소 차장은 "기업들이 과거에는 주로 브랜드가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보여줬지만 지금은 소비자들이 이야기하고 싶도록 일상속에 브랜드를 자연스레 녹이는 우회 전략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