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가 조합원들의 근무 태만 및 방만 경영 사례를 공개하며 노조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메트로는 23일 기자설명회를 열고 지난 5년간 기관사 등 승무원들이 연평균 16.6일의 병가를 냈다고 주장했다. 이는 본사 직원들의 평균 2일보다 8배 이상 많은 수치로 메트로는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며 파업을 앞둔 노조를 공격했다.

메트로는 지난해 병가가 이처럼 많다 보니 이로 인한 대체근무수당도 148억원에 이른다며 이 중 승무원이 123억원을 챙겼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월 100만원 이상 고액 대체근무수당을 받은 직원도 3명에 달했다. 이에 비해 본사(2일),역무(3.8일),차량(2.8일),기술(2.4일) 등 비(非)승무 분야 직원들의 연간 병가 일수는 2~4일에 불과했다. 이에 회사 측이 2007년부터 병가 사용을 억제하자 조퇴자가 2006년에 비해 34% 늘었다. 지난 한 해 동안 74회 조퇴한 직원도 있었다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근무 중 무단 이탈 등 직무 태만으로 안전운행에 지장을 준 경우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메트로는 정치집회,노동단체 집회 등으로 2년간 17차례 무단 이탈한 직원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단순한 수치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 강도의 문제"라며 "다른 업무의 경우에는 몸이 아프면 출근 후 쉴 수 있지만 승무분야는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메트로는 또 인력과 조직이 국내 지하철보다 1.5∼3.7배,선진국 지하철보다 1.4∼2배 많아 인력 감축과 재배치를 통한 조직 운영의 효율화가 절실하다고 보고 있다. 서울메트로의 지하철 1㎞당 인력은 76.2명으로 내년 상반기에 개통되는 지하철 9호선의 같은 구간 예정 인력 20.3명의 3.7배나 된다.

메트로는 지난해 말 현재 2조1967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다. 이 가운데 지하철 건설에 따른 부채 6258억원 외에 운영부채만 1조5709억원에 달한다.

이재철 기자 eesang6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