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亞금융사의 '월街상륙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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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ㆍ노무라 등 모건ㆍ리먼지분 인수
'아시아 금융사들의 월가 상륙작전이 시작됐다. ' 전후 최악의 금융위기로 궁지에 몰린 미국 금융사들을 일본과 중국 금융사들이 잇따라 사들이고 있다. 그동안 국제영업 등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아시아 금융사들이 미국의 위기를 틈타 단번에 국제금융 주무대인 월가에 진출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일본 금융사들은 미국 주요 투자은행 인수를 통해 기업 인수ㆍ합병(M&A) 등의 노하우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아시아에 손 벌리는 월가
미국의 5대 투자은행 중 현재까지 일본 금융사가 지분을 인수했거나 투자를 결정한 곳은 3개사다. 모두 궁지에 처한 미국 금융사들이 먼저 손을 벌렸다. 미쓰비시UFJ가 미국의 2위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 지분을 최대 20%까지 매입키로 했고,노무라증권은 파산한 리먼브러더스의 아시아 부문을 사들인데 이어 유럽과 중동 법인도 인수키로 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인수된 메릴린치에는 지난 1월 미즈호코퍼레이트은행이 1300억엔을 투자했다. 시장에선 미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에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이 출자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쓰이스미토모는 우호 관계인 골드만삭스가 지원을 요청할 경우 지분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일본 금융사들이 미국 금융사 구제에 나설 수 있는 건 그간 상대적으로 '위험한 장사'를 피한 덕택이다. 미국에서 주택 거품이 부풀어오르던 2000년대 전반 일본 금융사들은 10여년간의 불량 채권 악몽에서 막 깨어난 때였다. 때문에 당시 미국에서 한창 인기를 모았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관련 파생상품 등 리스크가 큰 투자에는 몸을 사렸다.
중국 금융사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중국 4대 은행 중 하나인 중국은행은 프랑스 LCF로스차일드은행 지분 20%를 3억4000만달러에 매입키로 했다. 지난해엔 민생은행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방은행인 UCBH 지분 9.9%(2억달러),개발은행은 영국 바클레이즈 지분 3.1%(30억달러)를 사들였다. ◆"위기는 기회"
일본과 중국 금융사들이 미 금융사 인수를 통해 노리는 건 글로벌화다. 미 투자은행이 가진 글로벌 네트워크와 인력을 단번에 흡수해 세계적 금융사로 도약하겠다는 계산이다. 노무라증권은 리먼브러더스의 아시아 부문 인수에 대해 "한 세대에 한 번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노무라는 일본과 호주에 있는 리먼브러더스의 영업망과 아시아 전역에 퍼져 있는 3000여명의 직원을 그대로 승계할 예정이다.
와타나베 겐이치 노무라증권 사장은 "이번 인수는 아시아에서 노무라의 영역을 크게 넓혀줄 것"이라며 "세계 수준의 투자은행이라는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규모와 범위를 확충하게 됐다"고 말했다.
미쓰비시UFJ도 모건스탠리 출자를 통해 세계적 투자은행의 인력과 노하우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모건스탠리가 M&A 중개에 강점이 있는 만큼 일본 기업이 미 기업을 인수할 때 중개사업을 벌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도 미국의 금융위기를 틈타 글로벌 금융강국으로의 부상을 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1조8000억달러에 이르는 세계 최대 규모 외환보유액을 무기로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위상 강화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금융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미국 금융사들의 추가 부실로 인해 일본과 중국 금융사들도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베이징=조주현/도쿄=차병석 특파원 forest@hankyung.com
◆아시아에 손 벌리는 월가
미국의 5대 투자은행 중 현재까지 일본 금융사가 지분을 인수했거나 투자를 결정한 곳은 3개사다. 모두 궁지에 처한 미국 금융사들이 먼저 손을 벌렸다. 미쓰비시UFJ가 미국의 2위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 지분을 최대 20%까지 매입키로 했고,노무라증권은 파산한 리먼브러더스의 아시아 부문을 사들인데 이어 유럽과 중동 법인도 인수키로 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인수된 메릴린치에는 지난 1월 미즈호코퍼레이트은행이 1300억엔을 투자했다. 시장에선 미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에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이 출자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쓰이스미토모는 우호 관계인 골드만삭스가 지원을 요청할 경우 지분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일본 금융사들이 미국 금융사 구제에 나설 수 있는 건 그간 상대적으로 '위험한 장사'를 피한 덕택이다. 미국에서 주택 거품이 부풀어오르던 2000년대 전반 일본 금융사들은 10여년간의 불량 채권 악몽에서 막 깨어난 때였다. 때문에 당시 미국에서 한창 인기를 모았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관련 파생상품 등 리스크가 큰 투자에는 몸을 사렸다.
중국 금융사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중국 4대 은행 중 하나인 중국은행은 프랑스 LCF로스차일드은행 지분 20%를 3억4000만달러에 매입키로 했다. 지난해엔 민생은행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방은행인 UCBH 지분 9.9%(2억달러),개발은행은 영국 바클레이즈 지분 3.1%(30억달러)를 사들였다. ◆"위기는 기회"
일본과 중국 금융사들이 미 금융사 인수를 통해 노리는 건 글로벌화다. 미 투자은행이 가진 글로벌 네트워크와 인력을 단번에 흡수해 세계적 금융사로 도약하겠다는 계산이다. 노무라증권은 리먼브러더스의 아시아 부문 인수에 대해 "한 세대에 한 번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노무라는 일본과 호주에 있는 리먼브러더스의 영업망과 아시아 전역에 퍼져 있는 3000여명의 직원을 그대로 승계할 예정이다.
와타나베 겐이치 노무라증권 사장은 "이번 인수는 아시아에서 노무라의 영역을 크게 넓혀줄 것"이라며 "세계 수준의 투자은행이라는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규모와 범위를 확충하게 됐다"고 말했다.
미쓰비시UFJ도 모건스탠리 출자를 통해 세계적 투자은행의 인력과 노하우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모건스탠리가 M&A 중개에 강점이 있는 만큼 일본 기업이 미 기업을 인수할 때 중개사업을 벌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도 미국의 금융위기를 틈타 글로벌 금융강국으로의 부상을 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1조8000억달러에 이르는 세계 최대 규모 외환보유액을 무기로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위상 강화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금융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미국 금융사들의 추가 부실로 인해 일본과 중국 금융사들도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베이징=조주현/도쿄=차병석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