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 320명 조사…웨이브·바가지스타일 등 매달 바꿔
남성전용 샴푸·왁스도 쏟아져…두피보호·클렌징 강화


직장인 권오석씨(30)는 매일 아침 바쁜 출근시간에도 머리 손질하는 데만 30~40분이 걸린다. 남성 전용 샴푸·린스로 머리를 감은 뒤 남성 전용 왁스로 스타일링해야 직성이 풀리기 때문이다.

남성들도 화장하는 요즘 20~30대 남성이 가장 신경 쓰는 것이 '헤어 스타일'이다. 여성들이 '화장발'에 공 들이듯 남성들은 헤어 스타일에 목숨을 걸고 있는 것.실제로 애경이 20~34세 남성 3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외모 관리에 가장 신경쓰는 곳으로 44%가 머리 모양을 꼽아 의상(41%)보다 많았다.

또 응답자의 70%가 한 달에 한 번꼴로 헤어 스타일에 변화를 주고,80% 이상은 헤어스타일링 제품을 본인이 직접 산다고 답했다. 헤어 스타일에 변화를 줄 때도 '외모와 어울리는지를 고려한다'는 응답이 64.4%에 달했고 '관리 편리성'(13.8%)이나 '미용사 권유'(12.5%)로 바꾸는 남성은 소수에 그쳤다.

자신의 외모를 관리하는데 시간·비용을 아끼지 않는 남성들을 일컫는 '그루밍족'이 급증하면서 뷰티용품 업체마다 20~30대 남성이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특히 브랜드마다 '옴므'(homme·남성)를 붙인 남성전용 헤어관리 제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3월 LG생활건강의 '엘라스틴 옴므'를 시작으로 애경의 '케라시스 옴므',아모레퍼시픽의 '미쟝센',에띄드하우스의 '블랙엔진' 등 남성전용 브랜드가 줄줄이 등장했다. 이들 제품은 여성보다 피지·땀이 많고,스타일링 제품(왁스,무스 등)을 많이 쓰는 남성들을 위해 클렌징과 두피케어 기능을 강화했다는 게 업체들의 설명이다. '케라시스 옴므'는 샴푸 외에 채수훈 헤어 스타일리스트 노하우를 담은 왁스 4종과 프리미엄 하드 젤 등을 선보였다. '미쟝센'이 남성용 헤어왁스로 내놓은 종류는 무려 9가지에 이른다.

'이희 헤어&메이크업'(서울 청담동)의 김미영 헤어 스타일리스트는 "20대 남성들이 자신의 개성을 반영해 남들과 구별되는 독특한 스타일을 찾는다면 30대 비즈니스맨들은 격식을 차린 스타일을 선호하면서도 최신 유행을 반영해 주길 바란다"고 귀띔했다. 이 업소의 남성 고객 가운데 80%는 두피케어를 받고,30%는 자신의 외모를 보완하기 위해 앞머리·정수리 등의 부분 펌(파마)을 할 정도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