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에 도로를 질주하는 대형화물차.덩치에 비해 조명 장치를 제대로 갖추지 않아 뒤따르는 운전자는 잔뜩 긴장하게 된다. 반사판이 없거나 후미등,제동등이 떨어져 나간 경우가 많고,불빛조차 희미해 뒤에서 보면 화물차가 있는지 없는지 분간조차 안될 때가 많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화물차 400대를 조사한 결과 10대 가운데 4대는 후미등이 파손되거나 반사판이 없어 야간 대형사고를 초래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화물차가 갑자기 설 경우 뒤차량 운전자의 조작반응 시간은 4.03초로,정상적인 화물차가 급제동할 때의 2.08초보다 2초가량 반응이 늦다. 시속 80㎞로 운행한다면 22m를 더 가고 나서야 브레이크를 밟거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셈이다.

후미등과 반사판을 모두 갖췄다고 해도 먼지가 쌓여있으면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 후미등의 밝기를 측정해본 결과 10대 중 4대가 자동차 안전기준상의 최소 광도 기준(후미등 2칸델라,제동등 40칸델라)보다 어두웠다. 반사판 표면의 먼지만 닦아내도 반사 성능이 2배 이상 개선된다.

화물차 관련 사고는 치사율이 굉장히 높다. 반사판 장착과 등화장치의 밝기를 법규대로 맞추는 작은 노력만으로도 사고를 줄일 수 있다. 특히 대형 덤프트럭과 콘크리트 믹서차 등은 대부분 자동차가 아닌 건설기계로 등록돼 반사판을 설치할 의무가 없다. 이러한 차량도 등화장치 의무장착이 검토돼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