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에 '키코ㆍ피봇 피해' 불똥…태산LCD 부도 여파, 3900억 떠안을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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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코(KIKO) 등 통화옵션으로 인한 중소기업의 손실이 은행으로 전이(轉移)되고 있다. 많은 손실을 견디지 못한 기업이 부도를 내거나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면서 은행이 대신 그 손실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키코,피봇(PIVOT) 등 통화옵션 계약을 맺은 태산LCD가 최근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통화옵션 결제금액 2861억원가량을 대신 갚아줘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피봇은 환율이 약정구간 밖에서 움직이면 무조건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로,'약정구간 상단을 벗어날 때만 손실이 나는' 키코보다 더 위험하다.
태산LCD는 키코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지난 4월 하나은행과 피봇(약정구간 980~1030원,계약금액 14억4000만달러) 계약을 맺었는데,환율이 더 올라 평가손실이 급증해 화의를 신청했다.
지난 18일 기준 환율 1153원이 유지될 경우 하나은행이 태산LCD에서 받아야 할 돈은 2861억원에 이른다. 또 산업은행은 400억원,신한은행 300억원,씨티은행 200억원,국민은행은 150억원의 결제금액을 태산LCD로부터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은행들은 위험관리 차원에서 기업과 계약을 맺은 통화옵션을 외국계 투자은행 등에 되팔았기 때문에 기업이 매월 정산하지 못하면 은행이 대신 갚아야 한다. 성병수 푸르덴셜증권 애널리스트는 "태산LCD의 경우 계약을 이행할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회생하기 전까지는 하나은행이 일단 계약을 이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정산이 내년 4월부터 시작되는 만큼 당분간은 손실로 인식하지 않는다"며 "향후 이 수준의 환율이 유지되고 기업이 결제금액을 갚지 못한다면 손실로 인식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시장 1위 제품을 생산하는 모 기업의 경우 지난 7월 키코 관련 손실을 갚지 못해 거래 은행이 수백억원을 대신 갚은 뒤 이 채권에 대해 충당금을 쌓는 등 현재 통화옵션 거래로 손실을 본 은행이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키코,피봇(PIVOT) 등 통화옵션 계약을 맺은 태산LCD가 최근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통화옵션 결제금액 2861억원가량을 대신 갚아줘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피봇은 환율이 약정구간 밖에서 움직이면 무조건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로,'약정구간 상단을 벗어날 때만 손실이 나는' 키코보다 더 위험하다.
태산LCD는 키코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지난 4월 하나은행과 피봇(약정구간 980~1030원,계약금액 14억4000만달러) 계약을 맺었는데,환율이 더 올라 평가손실이 급증해 화의를 신청했다.
지난 18일 기준 환율 1153원이 유지될 경우 하나은행이 태산LCD에서 받아야 할 돈은 2861억원에 이른다. 또 산업은행은 400억원,신한은행 300억원,씨티은행 200억원,국민은행은 150억원의 결제금액을 태산LCD로부터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은행들은 위험관리 차원에서 기업과 계약을 맺은 통화옵션을 외국계 투자은행 등에 되팔았기 때문에 기업이 매월 정산하지 못하면 은행이 대신 갚아야 한다. 성병수 푸르덴셜증권 애널리스트는 "태산LCD의 경우 계약을 이행할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회생하기 전까지는 하나은행이 일단 계약을 이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정산이 내년 4월부터 시작되는 만큼 당분간은 손실로 인식하지 않는다"며 "향후 이 수준의 환율이 유지되고 기업이 결제금액을 갚지 못한다면 손실로 인식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시장 1위 제품을 생산하는 모 기업의 경우 지난 7월 키코 관련 손실을 갚지 못해 거래 은행이 수백억원을 대신 갚은 뒤 이 채권에 대해 충당금을 쌓는 등 현재 통화옵션 거래로 손실을 본 은행이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