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쇼크'…글로벌 금융공황] ELSㆍELF 지급불능ㆍ환매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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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브러더스의 후폭풍이 거세다. 리먼이 파산보호를 신청함에 따라 이 회사가 발행한 주가연계증권(ELS)을 편입했던 국내 파생상품펀드들은 지급불능 상태에 빠졌고 리먼이 지급보증한 채권을 매입한 채권형펀드도 환매를 받아주지 않는 사례가 속출해 투자자들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지급불능 내지 환매 연기에 가세하는 펀드들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파장이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18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우리2스타파생상품KW-8''우리2STAR파생상품KH-3''하나UBS기업은행-삼성중공업주간연계파생1''삼성2STAR2Y파생상품16-1''My Dual STAR 파생상품D-1' 등 5개 주가연계펀드(ELF)의 환매가 무기한 연기됐다. 이들 펀드는 리먼브러더스가 발행한 ELS를 편입한 파생상품 펀드다. 환매가 무기한 연기됐다는 것은 리먼이 돈을 내주지 않으면 수익금은 물론 원금도 돌려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CJ자산운용이 23억원 규모로 리먼 관련 ELF를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피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발행사인 리먼의 부도로 인한 피해에 관한 한 운용사와 판매사는 도의적 책임은 있지만 법적인 책임이 없다"며 "결국 리먼브러더스가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세계적인 투자은행의 파산이 사상 초유의 일인 만큼 채권회수가 어느 정도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업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더구나 리먼브러더스가 회생보다는 파산 쪽으로 기울고 있어 실제 채권회수가 가능할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김동철 금융감독원 자산운용서비스국장은 "리먼브러더스의 부실로 인한 채권은 추후 자산실사 과정을 거쳐 어느 정도 보상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러나 보상을 받기 위한 절차가 복잡하고 기간도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산운용협회 김철배 이사도 "아직은 파산절차가 진행되지 않아 어느 정도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추측하기 어렵다"며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이 변호사를 선임해 채권회수를 위한 행정적인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전자산인 채권형펀드에서도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아이투신운용은 이날 자사가 운용하는 8개 채권형 공모펀드의 환매를 일시적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들 펀드는 리먼브러더스가 지급보증한 신용연계채권(CLN)을 근거로 발행된 ABS(자산유동화채권) 297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아이투신운용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이 판매한 ABS를 330억원어치 사들여 공모사모 펀드에 나눠서 편입시켰다"며 "이들 부분에서 부실이 발생해 일시적으로 환매를 연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투신운용은 각 펀드에서 리먼 관련 ABS만을 따로 떼어내 별도의 펀드를 만드는 분리작업을 거쳐 늦어도 이달 24일 이후에는 ABS가 제거된 펀드를 대상으로 환매에 다시 응할 방침이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