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책임지고 물러나야"…산은 "이미 안받기로 했다"

리먼브러더스 인수를 추진했던 민유성 산업은행장의 리먼브러더스 스톡옵션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은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민 행장이 무리하게 리먼 인수를 추진해 세계적 망신을 초래하고도 계속 산은의 투자은행화를 고집하는 건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며 "산은 민영화 추진에 부적격자"라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민 행장이 스톡옵션과 달리 스톡어워드(Stock Awards)는 재산등록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가치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비고란에만 적어둔 것은 공직자 윤리에 어긋난다"며 "스톡어워드는 스톡옵션의 일환으로 이해되고 있을 뿐 아니라 스톡옵션으로 보지 않더라도 주식인수청구권이기 때문에 채권으로 분류해 기재를 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민주정책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김효석 의원도 이날 고위정책회의에서 "민 행장은 리먼과 같은 부실덩어리를 최근까지 사려고 흥정했다"며 "이처럼 국제시장에 대한 통찰력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산업은행을 끌고 나갈 수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며 경질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민 행장이 행정안전부에 제출한 최초 재산등록신고에서 비고란에 리먼으로부터 받은 스톡어워드를 성실하게 신고했지만 관보에는 비고란에 적힌 내용이 빠져 오해를 사고 있다"고 말했다. 민 행장이 리먼브러더스 서울지점 대표 시절(2005년 6월~2008년 6월)에 받은 스톡어워드는 총 5만9842주로 현재 보유주식이 아니라 퇴직 후 일정 기간이 경과한 뒤 주식으로 지급되는 일종의 상여금이라고 산업은행 측이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또 지난 8월4일 '리먼 인수 성공시 보유한 5만9000여주의 스톡어워드를 포기하겠다'며 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의 사본도 공개했다.

박준동/유창재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