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 위기로 주가가 맥없이 빠지면서 투자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원금 비보장형 ELS는 대개 기초자산의 가격이 한번이라도 최초 기준가격의 60∼70% 수준으로 떨어지면 만기 때 원금의 일부를 떼일 우려가 있다.

18일 나이스채권평가에 따르면 이달 들어 17일까지 원금 손실이 우려되는 공모 ELS가 93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증시가 약세를 보인 올 1월과 3월에 각각 57개 ELS가 원금 손실 조건에 해당됐으나 4~5월엔 하나도 없었으며,지난달엔 26개에 그쳤던 데 비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코스피지수가 4% 넘게 빠진 이달 1일 38개,연중 저점을 기록한 2일 41개가 집중됐다. 증권사별로는 대우증권이 16개로 가장 많았고,한국투자증권(13개) 삼성증권(11개) 등의 순이었다. 나이스채권평가 관계자는 "옐로칩(중형 우량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가 63개나 만기 때 원금손실이 우려되는 상황이 됐고,블루칩(대형 우량주)과 코스피200·홍콩H지수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만기가 임박한 ELS는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기회가 남은 ELS는 기초자산 평가금액의 5∼10%에 달하는 환매수수료를 내면서까지 서둘러 해지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한편 증시가 급락하면서 상장지수펀드(ETF) 차익거래의 이점이 사라져 ETF 자금 유출이 두드러지고 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ETF에서 유출된 자금은 1조235억원에 달했다. ETF차익거래란 코스피200종목에 포함된 우량주 20개 이상을 매수한 뒤 ETF로 설정해 매도하는 방식이다. 주식매매에 대한 세금이 부과되지 않아 최근 각광받았지만 증시 급락으로 주식거래세를 줄이는 게 의미가 없어져 거래가 줄고 있다는 분석이다.

장경영/김재후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