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업종 대표주
보험, 전자.증권주
증권, 시총 상위주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가 연중 저점(1392.55)을 기록하는 조정장이 이어지는 동안 기관투자가 가운데 연기금 보험 증권 등은 대형 우량주를 저가에 적극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 환매에 대비하느라 투신이 위축된 상황에서 이들 3개 기관은 우량주 저가 매수를 통해 지수를 방어하고 투자수익률도 높이는 '1석2조'의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12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연기금 보험 증권은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순매수를 지속했다. 이 기간 연기금은 업종 대표주를 중심으로 1조9080억원을 순매수해 조정장에서 증시 버팀목으로 맹활약했다. 보험과 증권도 순매수 규모가 각각 6684억원과 6131억원에 달했다. 투신이 1조4894억원을 순매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달들어 전날까지 연기금 보험 증권 모두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 삼성전자 포스코 신한지주 LG전자 등 4개 종목이 포함됐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펀드 환매 우려로 발이 묶인 투신과 달리 연기금 보험 증권 등은 낙폭 과대 우량주를 저가에 적극적으로 주워담았다"며 "증시 바닥에 대한 상당한 자신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풀이했다.

연기금과 보험은 LG디스플레이를 각각 388억원과 294억원어치 사들여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 집어넣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까지 합쳐 대형 정보기술(IT)주 선호를 드러낸 것이다. 실제로 연기금과 보험은 이 기간 전기전자업종을 4187억원과 1710억원 순매수했다. 특히 보험은 전체 순매수 금액에서 전기전자업종의 비중이 29.2%에 달했다.

증권사들도 IT주에 대한 관심을 권하는 분석을 잇달아 내놨다. 키움증권이 "삼성전자는 불황기에 돋보이는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것을 비롯 △LG전자는 경기 하강 국면을 감안할 때 경쟁 업체 대비 양호한 3분기 실적이 예상된다(미래에셋증권) △LG디스플레이는 펀더멘털(내재가치)에 비해 과매도 상태이다(푸르덴셜투자증권) 등 IT주에 대한 우호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보험은 IT 외에 증권주도 집중 매수해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 3개를 포함시켰다. 우리투자증권을 257억원어치 사들인 것을 비롯해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도 각각 220억원과 210억원 순매수했다. 이 같은 보험의 매수세에 힘입어 삼성증권이 18.76% 뛴 것을 비롯 미래에셋증권(16.67%) 우리투자증권(10.47%) 등도 조정장에서 일제히 10% 이상 올랐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권사 간 위탁매매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자산관리 투자은행(IB) 등의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대형 증권사들에 보험이 후한 점수를 준 결과"라며 "장기투자 성향이 강한 보험은 특히 안정성을 중시해 이 같은 선택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 7개가 시가총액 상위 10위권 종목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기관 3인방의 공통 순매수 상위 4개 종목(삼성전자 포스코 신한지주 LG전자)에 더해 국민은행 한국전력 현대자동차 등이 증권의 매수 타깃이 됐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