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한파를 맞은 미국과 영국, 스페인에 이어 중국 주택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11일 뉴욕타임스(NYT)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상업.거주 부동산 가격은 지난 한해간 평균 한자릿수 인상률을 보였다.

그러나 업계는 해외수출 증가율의 둔화와 주식시장 침체로 부동산 가격이 올해 초 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지역은 수출 산업의 중심지인 중국 남동부의 해안 도시들이다.

이 지역 일부 주택가의 부동산 가격은 올해 들어 10~40%까지 떨어졌다.

홍콩 등지에 진출한 부동산 투자가들도 매매계약을 파기하고 속속 자금을 회수하고 있으며, 유리와 철강 등 건축재의 수요도 증가세가 한 풀 꺾였다.

이러한 현상은 내륙 등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가격이 떨어지지는 않은 상황이다.

예컨대 중국 북서부 하얼빈의 경우 부동산 거래량이 지난 한해간 3분의 2나 줄었지만 같은 기간 가격 하락폭은 4%에 그쳤고, 남서부 최대도시인 충칭(重慶)에서도 주택거래량이 올해 들어 20~30% 줄었지만 가격 변동은 없었다.

한편 신용위기를 불러 일으킨 미국 주택시장 붕괴와 달리 중국 주택시장의 침체는 금융시장의 건전성이나 안정을 해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미국과 달리 중국 은행들은 최소 30% 이상의 자기자본비율을 요구받고 있기 때문.
그러나 관계자들은 부동산.주식 가격의 폭락이 소비심리를 위축시켜 경제성장에 방해가 될 수 있으며 다른 부문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금융경색도 중국 주택시장을 어렵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중국중앙은행은 지난 겨울 동안 수차례에 걸쳐 국내 상업은행의 지급준비율을 인상했다.

이는 지나친 대출과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였지만, 상업은행들은 대기업에 대한 대출은 그대로 유지하는 한편 중소기업과 개인 등 다른 부문의 돈줄을 옥죄었다.

중국중앙은행에 따르면 올해 3월에서 7월 사이 주택대출 규모는 예전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미국 피터슨 연구소의 중국경제전문가 니컬러스 라디는 "(중국 주택시장은) 붕괴하고 있다.

믿을 수 없는 일이다.

문제의 대부분은 담보대출로 인한 것이다.

난 어떻게 주택부문이 (아직) 유지되고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hwang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