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서해안에 새로운 장거리 미사일 발사기지를 건설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기지는 북한 무수단리에 설치된 기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기지보다 규모가 더 크고 기능이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이상희 국방장관은 11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새 미사일 발사기지 건설을) 잘 알고 있다"며 "현재 80%가량 공사가 진척됐으며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군사정보회사인 영국의 제인스 인포메이션그룹의 조지프 버뮤디즈 전문가는 올해 봄 이 같은 미사일 발사기지를 처음 확인한 후 위성사진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민간업체 탤런트-키홀닷컴의 팀 브라운 전문가와 함께 상업용 위성사진을 이용,기지 건설작업을 추적해 왔다고 A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두 전문가는 새 기지가 평안북도 운전군 봉동리라는 작은 마을에 건설됐으며,이동 가능한 발사대와 탄도미사일이나 로켓을 지지할 수 있는 10층 높이의 타워로 이뤄져 있다고 밝혔다. 또 이란의 테헤란 외곽에 들어선 로켓 시험시설과 비슷한 규모로,로켓 모터를 시험하는 시설도 들어서 있다고 설명했다. 기지 이름은 가장 가까운 마을 이름을 따 동창동 발사기지라고 불린다고 덧붙였다. 버뮤디즈는 "미사일 발사대가 2005년 이후 가동 상태에 있으나 아직 한 번도 사용되지는 않았다"며 "북한이 사정거리가 더 길고 정확도가 뛰어난 ICBM을 개발하는 데 이 기지를 활용하고자 할 것"이라고 전했다. 브라운은 "이 기지의 건설작업은 적어도 8년 전에 착수됐으며 아직까지 사용되지는 않았지만 가까운 장래에 미사일의 발사가 이뤄지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기지는 인공위성 발사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사일이 발사대로 옮겨지기 전 최종 조립이 이뤄지는 수직 형태의 조립 건물이 갖춰져 있지 않은 데다 레이더 추적시설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북한은 실제 실험에서 이동식 레이더시스템이나 함선에 장착된 레이더시스템에 의존하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의 한 관리는 "미 정보당국은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