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긴축 정책 영향으로 중국에 진출한 한국 중소기업들이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한국 중소기업들은 중국 은행은 물론 중국 당국의 대출한도 제한 규제를 받고 있는 한국계 은행들로부터도 자금을 지원받기 어려운 형편이다.

이상찬 외환은행 중국 다롄지점장은 11일 "중국 전역의 한국 중소기업들이 신규 대출을 받지 못하거나 대출금 회수에 시달리고 있다"며 "특히 중국계 은행과 거래하는 한국 업체들의 자금난이 심각하며 업종으로는 의류나 신발 봉제 섬유업종이 해당된다"고 밝혔다. 이 지점장은 "중국 당국도 대출을 받지 못한 한국 중소기업들이 줄줄이 부도가 나거나 야반도주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며 "하지만 중국 정부가 긴축을 고수하고 있어 다른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다롄한국인회 이시헌 회장은 "최근 다롄에 소재한 한국 중소기업 10여개가 파산했으며 내년 설까지 30~40개가 추가로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병석 외환은행 베이징지점장은 "중국 정부의 대출 한도 규제는 한국 기업만을 타깃으로 한 것이 아니라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모든 업체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업체를 구조조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