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께서 평생을 바친 회사인 데다 기술력도 갖췄는데도 누구도 제대로 알아주지 않는다는 게 늘 안타까웠습니다. 대기업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전문회사가 아닌,자기 브랜드를 가진 회사였으면 하는 바람이 항상 있었죠.가업 승계를 망설이지 않았던 것도 그 때문입니다. "

구본학 쿠쿠전자 대표는 "대학 시절부터 브랜드를 제대로 알려 제값 받고 물건을 파는 회사로 성장시키고 싶은 열망이 컸다"며 이같이 말했다.

창업주 구자신 회장과 마찬가지로 고려대(경영학과) 출신인 구 대표는 대학 졸업 이후 1994년부터 미국 회계법인인 쿠퍼스&라이브랜드(현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에서 근무하다 1996년 부친의 권유로 성광전자에 합류했다.

구 대표는 "회사가 어려운 시절에 직원들과 함께 동고동락을 한 덕택에 경영 승계 과정에서 흔히 나타나는 직원들과의 갈등이 없었다"며 "직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구 대표는 회사에 합류하면서 쿠쿠 브랜드를 알리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고객의 불만사항을 임직원은 물론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실시간으로 확인,24시간 내에 소비자에게 답변하도록 한 '고객관계관리 시스템'도 구 대표가 도입한 것이다. 구 대표는 "고객 문의,불만사항,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제안을 통합 관리하고 여기서 취합한 정보는 신제품 개발 및 서비스 개선에 바로 반영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도 강화해 2001년 미국에 이어 2002년 일본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으며 현재 베트남 러시아 영국 등 30여개국에 진출한 상태다. 이들 국가에는 각각의 밥맛을 고려해 취사하는 기능을 갖춰 현지화에도 성공하고 있다.

구 대표는 궁극적으로 외국 소형 가전 업체들과 겨뤄 글로벌 1위 가전업체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필립스,파나소닉,브라운,테팔 등 외국 가전업체가 휩쓸고 있는 현대,롯데백화점 등의 가전 코너를 뚫어 치열한 경쟁에서 이겨낸 것도 그 전초전의 성격이 짙다.

구 대표는 "그동안 밥솥에 주력했지만 기술투자를 통해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신기술 투자에 주력해 글로벌 1위 가전업체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