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늦더위 기승 … 추석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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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그라스.방과류 여전히 잘 팔려
차례상 사과 '부사' 아직 따지도 못해
예년보다 보름가량 이른 추석으로 인해 추석 시즌 직전 유통업계의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백화점.대형마트들은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여름상품이 여전히 판매에 호조를 보이자 추석 직전인데도 여름상품을 다시 매장에 전진배치하고 있다. 또 일부 과일 품종이 덜 익어 제수용품 공급에 차질을 빚는가 하면 추석선물 할인 판매를 추석연휴 이후까지 연장하는 업체들도 생겨났다.
◆여름상품 아직도 불티
이마트는 지난 일주일(3~9일)간 전국 116개 점포에서 대표적 여름과일인 복숭아,포도 등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1.0% 급증한 10만박스나 팔려 나갔다. 같은 기간 맥주는 26억7000만원어치가 팔려 25.4% 늘었고,아이스크림 등 빙과류 매출도 5억4000만원으로 10.2% 증가했다. 반면 추석용 차례주 매출은 작년 추석 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롯데마트에서도 이 기간 중 음료수 매출이 작년 동기대비 26.4% 늘어난 것을 비롯해 생수(22.7%) 빙과류(16.1%) 등도 여전히 호조를 보이고 있다. 홈플러스에선 같은 기간 여름과일인 복숭아 매출이 70% 급증했고,자두도 31% 늘었다. 편의점 GS25에선 모기약 등 방충제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나 뛰었고 아이스크림도 39% 늘어난 20억원의 매출을 올려 여전히 효자상품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수도권 7개점)에선 지난 3~9일 따가운 햇빛을 피하기 위한 선글라스(34%) 모자(43%) 반팔 티셔츠(20%) 등의 매출이 여전히 호조여서 여름철 대목을 방불케 했다. 수박 참외 포도 등 여름과일도 30% 늘어난 3억원어치가 나갔다. 손희수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과장은 "늦더위가 지속되면서 아직까지 수박 등 여름철 과일 당도가 꽤 높아 찾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른 추석이 차례상도 바꿔
이른 추석은 차례상이나 선물세트 구성도 바꿔 놓고 있다. 햇과일 출하 시기보다 추석이 빨라 9월 중순 이후에 본격 출하되는 부사(사과)는 시중에 나오지도 못했다. 때문에 제수.선물용 사과를 홍로,홍옥 등 다른 품종으로 메우고 있다. 롯데.신세계백화점은 작년 추석(9월25일)에 사과 선물세트의 20~30%를 부사로 구성했지만 올 추석에는 전량 홍로로 채웠다.
추석연휴(13~15일)가 짧다 보니 연휴 지나서까지 할인 행사를 벌이는 곳들도 있다. GS마트는 오는 16일까지 국산 숙주(100g.350원) 한우 냉장 산적용(1등급 이상,100g.3280원) 등 제수용품을 20~30% 할인 판매한다. 세이브존 노원점도 16일까지 신고배세트(2만4800원) 호주산 LA갈비세트(7만2000원) 등을 판매하는 '추석선물 큰잔치'를 진행한다.
장성호/김진수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