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잇는 집단소송의 명암] 변호사들 집단소송으로 얼마나 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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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수금 1만원에 성공보수는 승소금액의 20%.법무법인 백로의 백승우 변호사가 GS칼텍스 고객정보 유출사건 원고인단을 모으면서 내건 조건이다. 정보유출 피해자가 1100만명이 넘기 때문에 승소할 경우 백 변호사는 돈벼락을 맞을 것처럼 보인다. 과연 그럴까. 역시 피해자가 1000만명을 넘은 옥션 해킹사건만 봐도 실제 원고인단에 참여한 사람은 전체의 1.3%에 불과했다. 또 이미 4명의 변호사가 사건을 수임하겠다고 나서 백 변호사 몫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인터넷 복권통장 고객 3만2277명에게 안내메일을 보내는 과정에서 고객명단을 파일에 첨부하는 바람에 개인정보가 유출된 국민은행 사건에서는 1026명이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착수금은 1인당 3만원씩 총 3078만원.이 사건은 2심에서 확정됐는데 1024명은 20만원씩,2명은 10만원씩의 손해배상을 받았다. 이를 대리한 변호사는 성공보수를 30%로 약정했기 때문에 총 배상금액 2억500만원의 30%인 6150만원을 받았다. 준비기간까지 포함해 1년8개월간 사건을 대리해 받은 총 수익금은 9228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경쟁이 격해지면서 수천원대로 착수금을 낮추는 변호사도 나오는 등 갈수록 수임료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옥션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법무법인 상선의 김현성 변호사는 "잡일이 많으며 원고 중 일부만 전화를 하고 불만을 제기해도 응대하느라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며 "착수금의 상당 부분은 인지대로 들어가고 아르바이트생들을 고용하느라 인건비도 만만찮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유명한 사건을 대리해 인지도가 올라가는 등 무형의 이익이 있기 때문에 소송에 참가한 것이지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돈방석에 앉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집단소송 붐을 주도했던 변호사가 '업계탈출'을 선언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리니지2,국민은행 등의 고객정보 유출사건에서 승소한 넥스트로의 박진식 변호사는 옥션 정보유출 사건을 끝으로 정보유출과 관련한 집단소송을 더 이상 맡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국내에서 선구적으로 집단소송을 내고 여러 가지 기법을 도입했는데 이제는 '영업비밀'이 많이 알려져 집단소송이 변호사들의 '레드오션'으로 변했다"며 "앞으로는 전공인 엔터테인먼트 분야 등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