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럭셔리 준중형차를 표방하며 내놓은 야심작 포르테를 만났다. 1600㏄ 가솔린 감마엔진을 장착한 SLi 모델이다.

준중형급 최대 크기로 설계된 외관은 속도감과 볼륨감,강인함이 강조되면서 고급 스포티 세단다운 모습을 보였다. 로체 이노베이션과 상당히 흡사한 디자인으로 기아차 패밀리룩을 느낄 수 있다.

프리미엄 준중형차로서의 품격은 운전석에 오르자 한층 두드러졌다. 최고급 사양 모델에는 버튼으로 시동을 걸 수 있는 스마트키 시스템을 비롯,순간 연비와 후방 장애물 위치 등 다양한 정보를 계기판을 통해 알려주는 하이테크 슈퍼비전 클러스터(계기판),음성인식 기능을 갖춘 DMB 내비게이션 등 기존 준중형차에선 볼 수 없는 첨단 편의장치들로 가득했다. 슈퍼비전 계기판은 아름다운 색상의 빛이 점멸하며 색다른 기분을 느끼게 했고 각종 기기들은 조작하기 편하도록 배치됐다.

가속페달을 밟자 포르테는 질주본능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동급 최고의 124마력 엔진은 시속 180㎞까지 거침없이 내달렸다. 속도계는 220㎞/h까지 돼 있지만 180㎞/h를 조금 넘는 곳부터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회사 측은 안전을 위해 시승차의 최고 속도가 182㎞/h를 넘지 않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차체 뼈대(프레임)와 충격흡수장치(서스펜션)는 다소 딱딱한 유럽차 스타일로 운전 재미를 배가시켰다. 핸들링에 초점을 두고 개발한 자동차답게 어떤 속도에서도 코너링에 무리가 없었다. 자동변속기 모델 연비도 ℓ당 14.1㎞로 동급 최고다.

전체적으로 가족을 위한 첫 차로 손색없어 보였다. 최저 차급까지 차체 자세제어장치(VDC)를 옵션으로 장착할 수 있도록 해 안전성을 강화했고 뒷좌석 가운데 바닥높이를 기존 세단의 3분의 1까지 낮춰 중간 좌석에서도 편하게 앉을 수 있도록 했다. 준중형 차량이지만 트렁크 공간도 넉넉한 편이다. 다만 4단 자동변속기가 변속하는 과정은 다소 거칠어 보였다. 변속이 이뤄지는 구간마다 약간의 진동과 소음이 느껴졌다. 소음의 경우 풍절음(바람이 부딪히는 소리)은 별로 없었지만 급격한 가속에서는 엔진음이 실내로 전달했다. 그러나 포르테에는 국내 최초로 베이스 가상효과 사운드시스템(파워베이스)이 적용돼 오디오 등을 즐기는 데는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