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代 사망원인 1위

'목숨 끊는' 젊은이들 ‥ 지난해 자살자 수 사상최고
지난해 자살에 의한 사망자 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창 일할 나이인 20대와 30대에서 자살이 교통사고나 각종 질환에 의한 사망을 제치고 가장 많았다. 청년실업 급증,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젊은 층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7년 사망 및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에 의한 사망자 수는 1만2174명으로 하루 평균 33.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인구 10만명당 자살한 사람은 24.8명으로 2006년(21.8명)보다는 3명 늘었고 10년 전인 1997년(13.0명)과 비교하면 1.9배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사망 원인 중 자살이 차지하는 순위도 암,뇌혈관질환,심장질환에 이어 4위에 올랐다. 2006년에는 자살이 전체 사망 원인 중 5위였고 1997년에는 8위였다.

연령대별로는 20대와 30대에서 자살이 많았다.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는 20대의 경우 2005년 17.7명에서 2006년 13.8명으로 줄었으나 작년에 21명으로 다시 급증했다.

30대 자살자 수도 2003년 처음으로 20명을 넘어선 이후 2006년(16.8명)을 빼고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10대의 사망 원인은 교통사고(23.9%)에 이어 자살(20.2%)이 두 번째로 높았고 40대의 경우 암(29.5%)에 이어 자살(12.1%)이 뒤를 이었다.

성별로는 남자의 자살률이 월등히 높았다. 인구 10만명당 남자는 31.5명,여자는 18.1명이 자살로 사망했다. 지역별로는 강원도(33명) 충남(31.7명)이 많았고 서울은 19.6명으로 비교적 적었다.

박경애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자살이 늘어나는 것은 가족 및 사회적 유대감 약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적인 여건이 악화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전체 사망자 수는 24만4874명으로 2006년에 비해 1.1%(2608명) 늘었다. 사망 원인별로는 암이 전체의 27.6%로 가장 많았고 뇌졸중,뇌출혈 등 뇌혈관 질환(12.0%)과 심장 질환(8.8%)이 뒤를 이었다. 암 중에서는 폐암으로 인한 사망이 인구 10만명당 29.1명으로 가장 많았고 간암(22.7명) 위암(21.5명) 순이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