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오션으로 가자] (3) 그린잡 뜬다 ‥ 英 "20년간 친환경서 100만개 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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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이 '그린 잡(green job)'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환경이나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대규모 고용을 창출,침체된 경제를 되살리겠다는 포석이다.
9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산업부와 혁신과학기술대학부는 저탄소 시대를 이끄는 세계적 리더가 됨으로써 2018년까지 26만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골자로 한 신 제조업 육성 전략을 발표했다. 고든 브라운 총리는 '새로운 도전,새로운 기회'란 이름이 붙은 이 전략의 시행으로 향후 20년간 100만개의 '그린 잡(green job)'이 창출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2002년 수립된 영국의 제조업 육성 전략을 대체하는 이번 계획은 그린 산업의 기술과 기회를 활용,제조업을 신나는 일터로 만들어 경제위기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일간 가디언지는 분석했다.
영국은 그린 잡을 만들기 위해 원자력과 재생산업을 집중 육성키로 했다. 향후 발주될 200억파운드(351억달러) 규모의 원자력발전소 시장에 자국 기업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정부 내 원자력개발국을 신설,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해 재생에너지배치국도 만들기로 했다.
영국 정부는 최근 2020년까지 1000억파운드(1758억달러)를 투자하는 재생에너지 전략 초안을 마련한 바 있다. 전기자동차와 이산화탄소저장(CCS)기술 개발 및 보급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신 제조업 육성 전략은 코번트리시에 제조기술센터를 설립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향후 10년간 2억2800만달러의 연구비가 투입될 이 센터에는 롤스로이스 에어버스 캐터필라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미국도 그린 잡을 정책적으로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버락 오바마 민주당 상원의원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대선후보 지명을 수락하면서 그린 잡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그는 그는 향후 10년간 1500억달러를 태양열,풍력,바이오연료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 육성에 투자해 5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린 잡은 전세계적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노동기구(ILO)의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환경 관련 산업은 2005년 53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이는 미국 제약산업 고용규모의 10배에 해당한다. 독일과 스페인의 신재생에너지 프로그램은 시작한 지 10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수십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20% 정도의 에너지 효율 향상은 유럽에서만 약 1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ILO가 지난 4월 일본 니가타에서 개최한 컨퍼런스에 제출된 월드와치 자료에 따르면 신재생 에너지에서 창출된 일자리는 233만2000여개로 나타났다. 신재생에너지 사업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중국이 대규모 그린 잡을 만들어냈다.
태양열 분야에서 60만개,바이오연료 분야에서 26만6000개,태양광 분야에서 5만5000개 등의 일자리가 각각 생겼다. 농산물을 이용한 바이오 연료 개발 사업에 적극적인 브라질은 이 부분에서 5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풍력 분야 세계 1위인 독일도 이 부문에서 8만2000여개의 그린 잡을 창출했다.
그린 잡은 최근 유력한 사회계층인 '그린 칼라'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고유가 시대,고강도 환경규제 시대를 맞아 그린 칼라가 전문직으로서 상한가를 치고 있다.
영국에서는 기후변화 전문가의 평균 연봉은 9만6910달러(약 9900만원)에 달한다. 지난해보다 14% 올랐다. 지난 1년 동안 영국 환경산업의 20% 이상 성장으로 그린 칼라 수요가 급증하면서 그린 칼라의 몸값을 밀어 올렸다. 미국에서도 그린 칼라는 강세다. 제조업에서 수백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지만 그린 칼라 일자리는 계속 늘고 있다.
오광진/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