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패션 아이콘인 '패리스 힐튼'이 가장 신경쓰는 것은? 정답은 머리다. 찰랑거리는 금발의 직모를 자랑하지만 패리스 힐튼은 원래 곱슬머리라고 한다. 오랜 시간을 머리 만지기에 투자하는 그녀가 최근 '패리스 힐튼 드라이어'를 내놨다. 그녀가 손잡은 회사는 우리나라의 유닉스전자.국내 드라이어 시장 1위 업체다.

드라이어도 디자인 시대

패리스힐튼 드라이어는 업계에서 일종의 '실험'으로 통한다. 그간 음이온 원적외선 등 기능을 강조해오던 드라이어가 스타 마케팅과 더불어 외관을 강조한 디자인 제품으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패리스 힐튼이 직접 디자인한 드라이어와 고데기는 모두 7가지 모델로 10대에서 20대,30대로 제품 세대를 구분했다. 우아함을 강조하고 싶은 30대를 위해서는 프리미엄 라인,다양한 헤어 스타일에 도전해보고 싶은 20대를 위한 패션라인,지갑은 얇지만 외모에 관심이 많은 10대를 위한 세미라인으로 세분했다. 프리미엄 제품에는 반짝이는 큐빅을 박아 멋을 냈다. 음이온과 원적외선이 나오고 드라이어를 사용할 때마다 신경쓰이는 전자파 발생 문제도 잡았다.

20대를 위한 패션라인 제품은 발랄한 핑크색을 사용해 포인트를 줬고 10대용 제품은 손바닥 정도의 깜찍한 크기로 줄여 가방에 쉽게 넣고 다닐 수 있도록 고안했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60개국에 출시하며 국내에는 내년 초부터 판매한다.

영양, 스타일링까지 한번에

기능도 점차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유닉스전자는 지난 2월 에센스를 내뿜는 기능성 드라이어 '엠플-I'를 내놨다. 은행잎과 카모마일,카카오와 판테놀 등 천연 영양 에센스 카트리지를 드라이어 속에 붙였다. 머릿결이 뜨거운 바람에 손상되는 것을 막고 머리를 말리는 동시에 모발관리까지 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낸 것.하루 10분 사용을 기준으로 10㎜ℓ엠플 한 개로 30일을 쓸 수 있다.

머리를 말리면서 스타일링을 할 수 있는 제품도 속속 나오고 있다. 바비리스 '밸리스 볼륨매직'은 젖은 머리를 말리면서 동시에 머리 모양새도 만질 수 있다. 모발 보호를 위해 음이온과 원적외선이 바람과 함께 나온다. 얇은 모발에서 굵은 모발까지 형태에 따라 빗살 간격을 4단계로 조절할 수도 있다. 독일 회사인 로벤타는 '브러시 액티브'로 시장몰이를 하고 있다. 드라이어에 장착된 빗이 자동으로 회전하면서 드라이와 스타일내기를 한꺼번에 할 수 있다.

드라이어,디자인을 입기까지

유닉스전자는 국산 드라이어의 효시다. 일본산이 국내 시장을 점령하고 있던 1978년 처음으로 우리 손으로 만든 드라이어를 내놓았다. 당시 드라이어는 소음과의 전쟁을 벌였다. 1987년 일본 샤프로 수출길을 트면서 본격적인 성장기에 들어갔다. 1990년대에는 이온이 나오는 헤어 드라이어가,2000년대 초반에는 전자파를 줄인 제품이 나왔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드라이어 시장은 약 230만대 규모로 18개 업체가 진출해 있다. 이 가운데 유닉스전자가 선두(점유율 50%)를 달리고 있고,유럽의 바비리스(15%)가 뒤를 쫓고 있다. 나머지 시장은 유럽의 필립스와 로벤타,비달사순에 이어 중국산 제품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