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위기설'이 좀 잠잠해지나 했더니 미국 증시 폭락 여파로 국내 증시는 결국 이번 주를 우울하게 마감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 주는 '9월 위기설'이 고비를 맞게 된다는 점에서 증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우선 위기설의 기폭제가 됐던 외국인의 보유채권 7조원 중 5조원이 오는 9~10일에 만기된다. 10~11일에는 정부가 10억달러 규모 외평채 발행을 추진해 달러 조달에 나설 예정으로, 성공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일단 외국인 보유채권 동향에 관해서는 일시에 팔고 나가기보다 재투자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팔고 나가도 외환 보유고를 감안할 때 충격이 우려하는 만큼 크지는 않다는 것.

한양증권은 "일단 외국인이 6%에 달하는 안정적인 수익을 마다할리 없고, 9월 만기물량과 올해말 만기물량 47억달러가 모두 빠져나간다 해도 현재 외환보유액 2400억달러를 감안하면 충분히 통제가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보유채권 문제가 일단 해결되면 환율시장의 심리적 쏠림현상도 진정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 뿐만 아니라 다음 주에는 선물/옵션 만기일도 돌아온다. 9조5000억원 넘게 쌓여 있는 매수차익잔고의 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매수차익잔고 청산 여부와 이에 따른 시장 충격에 대한 전망은 분분한 상황이다.

대신증권은 "스프레드 가격이나 거래량을 볼 때 롤오버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만기일 충격을 피하기 위해서는 스프레드 가격이 상승하고 거래량이 가파르게 증가해야 한다"며 물량 출회 가능성을 지적했다. 최대 청산 규모를 1조8000억원으로 추정했다.

반면 하나대투증권은 "9조원이 넘는 매수차익잔고는 분명 부담이나 허수가 포함돼 있고, 시장 규모가 커지는 과정에 발맞춰 자연스레 증가하고 있는 듯 하다"며 "차익거래 중 ETF로 전환해 차익거래한 물량도 있어 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5일 하락의 주범인 미국 증시 하락의 여파는 어느 정도일까?

하나대투증권은 "미국 증시의 하락이 일시적인 키맞추기인지, 지속될 지 알 수 없지만 현재 코스피가 1400선을 지키고 있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라며 "이에 따른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다음 주 증시는 변동성 장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증시를 붙들고 있는 이슈의 결과에 따라 파도를 탈 것으로 보인다.

지나치게 적극적이지도, 그렇지도 비관적이지 않는 중립적인 자세로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