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나흘 연속 급등하면서 장중 1160원 선에 육박하는 등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원50전 오른 1148원50전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1140원대를 넘어서기는 2004년 10월22일 이후 처음이다. 장중에는 1159원까지 뛰었지만 외환당국이 20억달러가량의 달러를 풀면서 상승폭이 줄었다.

이날 환율은 투신권의 달러 매수와 정유사의 결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상승세를 이끌었다. 김두현 외환은행 차장은 "기술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140원이 뚫리면서 패닉(심리적 공황)에 빠진 투자자들이 공격적으로 달러 매수에 나섰다"고 말했다.

한편 '9월 위기설'로 금융시장이 극심한 혼란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제 금융시장에서 한국의 위험도를 평가하는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가산금리가 연중 최고치에 근접했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업계에 따르면 외평채 가산금리(2013년물 기준)는 지난달 29일 1.84%포인트까지 치솟아 올해 최고치인 3월17일의 1.85%포인트에 바짝 다가섰다. 외평채 가산금리는 지난해 말 1.30%포인트 수준에 불과했다.

또 외평채 지급보증채권(CDS) 프리미엄도 최근 1.27%포인트까지 치솟으며 종전 최고치였던 3월17일의 1.25%포인트를 넘었다. CDS 프리미엄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부도 위험이 크다는 뜻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외평채 형태의 채권을 발행하는 나라가 많지 않지만 한국이 이 가운데 특별히 두드러진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