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ㆍ증여세 인하는 기업의 경영 의욕을 꺾는 요인으로 지적됐던 과도한 세(稅)부담을 낮추는 데 중점을 뒀다.

중소ㆍ중견기업의 가업 상속에 걸림돌이었던 세부담을 덜어줌으로써 기업들이 경영에만 신경쓰도록 유도하고 이를 통해 경제의 활력을 높이겠다는 게 개정안의 취지다.

노무현 정부 시절 토지와 주택 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중산층의 세부담이 급격히 늘어난 것을 완화하는 의미도 있다.

◆상속ㆍ증여세 얼마나 줄어드나

현행 상속ㆍ증여세는 과표 1억원 이하에 대해서는 최저세율 10%，1억~5억원에는 20%，5억~10억원에는 30%，10억~30억원에는 40%，30억원 초과분에는 50%를 각각 부과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세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과표와 세율이 재조정돼 △5억원까지는 7% △5억~15억원은 16% △15억~30억원은 25% △30억원 초과분은 34% 등으로 낮추기로 했다.

2010년에는 구간별 세율이 1%포인트씩 더 낮아져 △5억원 이하는 6% △5억~15억원은 15% △15억~30억원은 24% △30억원 초과분은 33% 등으로 하향 조정된다.

상속ㆍ증여세 과표가 30억원인 A씨의 경우 현행 세제 아래에서 10억4000만원(1억원×10%+4억원×20%+5억원×30%+20억원×40%)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하지만 내년에는 7억5750만원(5억원×7%+10억원×16%+15억원×25%)，2010년에는 5억4000만원(5억원×6%+10억원×15%+15억원×24%)만 내면 된다. 2010년만 놓고 보면 올해보다 세부담이 48%(5억원) 줄어든다.

◆중기 가업상속공제 혜택도 강화

중소기업에 대한 가업 상속 공제 혜택도 늘어난다. 현재는 최대 30억원 한도 내에서 상속 재산가액의 20%를 세액에서 공제해주지만 내년부터는 공제 범위가 최대 100억원 한도 내에서 재산가액의 40%로 상향 조정된다.

300억원짜리 회사를 자식에게 승계하려는 중소기업인 C씨의 경우 지금은 가업상속공제(30억원)，일괄공제(5억원)를 뺀 265억원(과표)에 상속ㆍ증여세율을 적용한 128억원을 내야 한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가업상속공제(100억원)，일괄공제(5억원)를 뺀 195억원(과표)에 대한 60억원의 세금만 내면 된다. 상속세 부담이 올해보다 68억원이나 줄어드는 것이다.


◆강남아파트 상속ㆍ증여세 혜택

1가구 1주택자가 10년 이상 같이 산 자녀(무주택자)에게 주택을 상속할 경우 주택가액의 40%(최대 5억원)를 추가로 공제해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1주택자의 상속세 공제한도는 현행 일괄공제(5억원),배우자공제(5억원)를 합해 총 15억원으로 늘어난다. 공시지가 15억원짜리 아파트를 상속하더라도 세금을 한푼도 안내도 된다는 얘기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