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은 1일 오후 3시30분(한국시간 2일 오전 5시30분)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 나흘간의 전당대회를 열고 존 매케인 대선후보를 공식 지명한다. 러닝 메이트(부통령 후보) 낙점을 놓고 고심하던 매케인은 지난 주말 여성인 새라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44)를 전격 지명해 승부수를 띄웠다.

전당대회 첫날은 '국가에 대한 봉사'를 주제로 진행된다. 2일(주제:개혁)에는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등이,3일(번영)에는 매케인의 부인인 신디 매케인 등이 기조연설을 하며 매케인은 마지막날(평화) 후보 수락 연설을 할 예정이다. 당초 첫날 전당대회에서 연설 예정이던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은 허리케인 구스타브가 미국 본토로 접근해옴에 따라 참석하지 못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전당대회 일정도 구스타브 상황에 따라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최대 관심은 예상을 깨고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페일린이 매케인의 의도대로 여성과 젊은 층의 표를 강력히 흡수할지 여부에 쏠린다.

페일린은 후보 지명 직후 연설에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미국에서 가장 높고 단단한 '유리 천장(glass ceiling)'에 1800만개(1800만명의 지지자를 의미)의 금을 가게 만들었다"며 "여성 유권자들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유리 천장을 완전히 깨부숴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매케인-페일린 티켓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유리 천장은 승진 차별 등 여성들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을 의미하는 용어다. 힐러리 의원도 성명을 내 "우리는 페일린의 역사적인 부통령 지명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겨야 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매케인 측은 벌써부터 페일린 지명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고무적이다. 매케인 선거캠프의 스티브 슈미트 선임보좌관은 "(부통령 후보 지명이 발표된) 지난 29일 하루 동안 400만달러의 선거자금이 온라인으로 접수됐다"며 "지금까지 하루에 인터넷으로 100만달러 이상 모금된 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