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만에 가격정책 변화

미국에서 서민이 즐겨찾는 `99센트 스토어'도 경기불황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26년 간 지켜온 가격정책을 포기할 처지에 놓였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29일 모든 물건을 1달러 미만에 판매하는 `99센트 온리 스토어' 체인이 인플레이션과 식품가격 상승의 압박을 못견뎌 가격정책 변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에릭 시퍼 최고경영자(CEO)는 올들어 2회 연속 분기 손실이 발표된 후 이번달 애널리스트들에게 "우리가 뭔가의 조치를 취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데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격을 인상하는 문제도 "분명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1982년 데이비드 골드가 창업한 `99센트 스토어'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저가 소매점의 개념을 도입했다.

로스앤젤레스에 1호점을 개점한 후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애리조나, 텍사스 주 등에 점포 277개를 열었다.

이후 여러 차례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식료품과 가정용품, 건강 및 미용제품 등 다양한 물건을 취급하면서 `1달러 미만' 소매점의 명백을 유지해왔다.

`99센트 스토어'가 저가 정책을 고수할 수 있었던 데는 나름의 독특한 비지니스 모델이 있었다.

창업자 아들인 제프 골드 사장은 "공급자로부터 일단 물건을 대량으로 구입한 후 시장가격과 수급상황에 따라 판매가격을 조정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소매점이 고유의 저가 정책을 고집할 수 없을 정도로 인플레이션이 심했다.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1982년 당시 99센트는 올해 가치로 2.26달러로 올랐다.

골드 사장은 인플레이션 등으로 판매가를 인상할 경우 `99센트 온리 스토어'라는 이름을 바꿀 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동안 다른 디스카운트체인들도 이름을 바꾸지 않고 가격을 인상해왔다.

모텔체인인 `모텔 6'는 1962년 개업했을 때 하루 숙박료로 6달러를 받았으나 지금은 최저 29.99달러부터 방값이 책정된다.

그런데도 `모텔 6'라는 이름을 고수하고 있다.

골드 사장은 "무엇이 회사와 고객을 위한 최선의 선택인 지에 초점을 맞춰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최재석 특파원 bo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