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소속의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선(先) 지역발전 후(後) 수도권 규제완화' 방침에 대해 연일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과 김 지사가 29일 어색한 만남을 가졌다. 수원에서 열린 경기도 기관장 모임 '기우회' 행사에서다.

임 의장도 지역구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라 두 사람은 '같은 배'를 탄 셈이지만 김 지사가 비판하는 중앙정부 정책을 임 의장이 사실상 주도하고 있어 미묘한 온도차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임 의장은 특별강연에서 "지역발전과 수도권 규제완화 문제를 동시에 검토할 것"이라며 경기도 민심 달래기에 공을 들였다. 그는 "수도권 규제완화가 왜 늦어지느냐는 지적이 있는데 민생,투자활성화 문제 등과 한방에 해결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 의장은 이어 "규제완화를 위해서는 공직자들이 시장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한 뒤 "9∼10월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광역단체장들이 지역별 핵심 발전전략 수립 및 수도권 규제완화 문제를 함께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경기북부 지역에 각종 규제가 많다고 지적하고 "통일에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규제완화 관련 법안을 대표발의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임 의장의 진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김 지사는 "지방선거 때문에 내년은 (규제완화를) 못한다. 올해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지사는 "한국은 규제 강국,규제 천국"이라며 "내가 최근 규제완화를 요구하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공약을 실천하라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통령께서 규제완화 기다리지 말고 투자를 먼저 하라고 말씀했는데 이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