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상장사들의 부채 상환 능력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증권선물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567개사가 올 상반기에 지출한 이자는 총 4조489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95% 증가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은 43.68% 급증한 32조4564억원에 달해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인 이자보상배율은 지난해 5.73배에서 올해 7.23배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 1000원당 지출하는 이자비용이 지난해 174원에서 올해는 138원으로 20% 정도 감소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을 수 있는 상환 능력이 커졌다는 뜻이다.

영업이익이 이자비용보다 많은 이자보상배율 1배 이상의 기업은 지난해 426개사에서 올해는 445개사로 늘어난 데 반해 이자보상배율 1배 미만은 122개사로 19곳 감소했다.

특히 10대 그룹의 부채 상환 능력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의 이자보상배율은 지난해 164.36배에서 올해 312.23배로 급증했으며 롯데(48.74배) LG(25.29배) 삼성(47.44배) 등도 작년보다 10배 이상 높아졌다. 롯데는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기보다 이자지출액이 대폭 줄어 수치가 올라갔다.

개별 기업으로는 롯데미도파 환인제약 한국신용정보 디씨엠 LG패션 롯데제과 순으로 이자보상배율이 높았다. 또 현대미포조선 강원랜드 광주신세계 남양유업 대교 제일기획 등 38개사는 이자비용이 전혀 없는 '무차입' 기업인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10대 그룹 이외의 나머지 그룹은 올해 이자보상배율이 5.05배로 지난해(5.06배)와 거의 비슷한 수준을 보여 영업이익과 이자지출 규모가 비슷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