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거부 피랍 딸 몸값으로 200만달러 제의

멕시코에서 범죄조직들에 의한 '돈벌이 납치'가 성행하고 있는 가운데 한 거부가 피랍된 딸의 몸값으로 200만 달러를 제의했다고 유력 일간지 엘 우니베르살이 26일 보도했다.

멕시코 국가스포츠 위원회(Conade) 위원장을 역임하고 12개 수영교실 체인을 소유하고 있는 스포츠계의 거부 넬손 바르가스 집안은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피랍된 딸 실비아(18)를 돌려주거나 딸의 소재 등에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면 200만 달러의 보상금을 주겠다고 밝혔다.

피랍자 가족들은 이와 함께 멕시코시티 간선도로인 레포르마 가(街)의 한 건물에 딸을 돌려줄 것을 호소하는 대형현수막을 내거는 한편 관련 정보 수집과 제공을 위해 인터넷 사이트의 운영에 들어갔다.

여고생 실비아는 거의 1년 전인 지난 2007년 9월10일 등교길에 나선 후 행방이 묘연한 상태에 있다.

실비아 부모들은 딸이 실종된 후 납치범을 자처하는 괴한들이 연락을 해와 300만 달러의 몸값을 요구해 왔으나 딸이 생존해 있다는 증거를 요구하자 피랍 17일만인 27일 이후 일체의 연락을 끊었다고 밝혔다.

실비아의 어머니 에스칼레라는 기자회견을 통해 눈물을 글썽이며 "하느님 이름으로 호소한다.

제발 딸을 돌려달라. 딸만 돌려주면 보상금을 주겠다"고 호소하고 "우리 가족 관심사는 오직 딸이 돌아오는 것이다.

어떠한 원한도 없으며 보복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실비아가 다니던 학교에서는 지난 6월20일 졸업식에서 실비아의 이름이 호명되자 동급생들이 전부 자리에서 일어나 답변을 했다고 멕시코 언론은 전했다.

멕시코에서는 현재 또 다른 재벌집안 아들(14)의 납치살인 사건에 현직 경찰관까지 개입됐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치안부재에 대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에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 정부와 정치권, 사회단체들은 21일 75개 항목에 이르는 구체적인 조치방안을 마련하고 항목에 따라 3개월~3년간에 걸쳐 실천하겠다는 시한까지 내놓았다.

칼데론 대통령은 1개월 후에 조치방안의 실천 여부를 점검하는 회의를 소집할 것을 지시했다.

시민단체들은 오는 30일 현재의 치안부재를 규탄하고 치안확보를 촉구하는 시민궐기대회를 멕시코시티와 전국 주요 도시에서 개최할 예정으로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