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베이징올림픽 폐막식의 대미를 장식한 불꽃놀이가 개회식에 이어 전 세계인의 시선을 다시 한번 사로 잡았다. 화약의 발명국이기도 한 중국은 톈안먼(天安門)광장 등 베이징 시내 18개 지점에 불꽃 발사대를 설치하고 수만발의 불꽃을 하늘로 쏘아올렸다. 어떤 과학적 원리에 따라 밤 하늘에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불꽃을 수놓을 수 있는 것일까.

◆금속 연소 반응 조화가 중요

불꽃놀이에서 불꽃의 화려한 모양과 색상은 금속 성분들이 화약과 함께 연소되면서 나타나는 화학반응을 이용한다. 이는 금속을 촛불의 겉불꽃 속에 넣었을 때 포함된 원소에 따라 독특한 불꽃색을 나타내는 것과 같은 원리다. 알루미늄(Al)은 타면서 은백색을 내고 구리(Cu)는 청록색,나트륨(Na)은 노란색 등의 빛을 낸다.

불꽃놀이는 발사포에 축구공 크기의 '연화(煙花)'를 넣어 하늘로 쏘아올린 후 터뜨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발사포의 추진제가 터지면 연화가 발사된다. 이 때 연화의 후미 도화선에도 불이 붙는다. 연화가 일정 고도에 올랐을 때 연화 중심부에 있는 화약에 불이 붙으면서 폭발하고 용기 속에 들어있던 성(星ㆍ금속 성분과 화약이 섞여있는 구슬)들이 360도 방향으로 날아가면서 다양한 빛을 표출하게 된다.

표현되는 모양에 따라 연화 1개에 성 20~100여개가 들어가며 도화선의 길이를 조정해 공중에서 개화되는 시점과 고도를 조절할 수 있다.

어떤 종류의 성을 어떤 모습으로 배치시키는가에 따라 불꽃은 다양한 모습으로 연출된다. 오는 10월 개최되는 서울 세계불꽃축제를 기획하고 있는 한화 연화사업팀의 이철웅 팀장은 불꽃 연출에서 가장 어려운 작업으로 'BYE'같은 글자나 하트 등의 특정 모양을 표현하는 것을 들었다.

그는 "공중에서 터지면서 확산되는 성들의 속도가 모두 같아야 하고 방향도 360도로 일정해야 제모양이 나오는데 한 쪽이 조금만 먼저 터져도 모양이 찌그러진다"며 "특히 문자는 평면으로 보이기 때문에 관람객 위치에 따라 뒤집힐 수도 있고,한 줄로만 보일 수도 있어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칩 내장한 불꽃

최근에는 불꽃의 발사 시간을 컴퓨터로 제어해 음악에 맞춘 불꽃 연출(Pyromusical fireworks display)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관객들이 음악을 들으면서 불꽃을 감상한다. 과거 행사의 피날레를 장식하던 수준의 불꽃에서 벗어나 한편의 연극이나 영화를 감상하는 것과 같은 완성도 높은 불꽃 연출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 것.

불꽃 제품 안에 컴퓨터 칩을 탑재해 불꽃 제품이 공중으로 발사된 후 원하는 시간에 정확하게 터지도록 제어하는 기술이 최근 시도되고 있고 베이징올림픽에도 이런 제품이 일부 사용됐다고 한다. 그러나 컴퓨터 칩이 내장된 제품은 생산 단가가 고가이기 때문에 일반화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철웅 팀장은 "이번 베이징올림픽 개ㆍ폐막식이나 미국의 독립기념일 행사,서울 세계불꽃축제 등 대부분의 불꽃놀이에는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면서 "최근에는 제품 개발보다 연출 방법에 관심이 집중돼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