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2008] 올림픽 개최 중국의 득과 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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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푸(病夫ㆍ병자) 역사의 종언,신중국의 탄생.' 올림픽 폐막일인 24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베이징올림픽을 이렇게 정의했다. 서세동점(西勢東漸ㆍ서양 세력이 동쪽으로 밀려옴)의 시대는 끝나고,중화(中華ㆍ중국이 세계의 중심) 르네상스의 시대가 열렸다는 선언이다.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중국은 '차이나 파워'를 과시했다. 국가대극원 냐오차오(올림픽 주경기장) 등 세계 최대라는 수식어가 붙는 건물들이 잇따라 지어졌고 올림픽 개막식에는 84개국 정상이 참석,'올림픽 서밋'이 열리기도 했다.
중국식 웅장함과 화려함을 보여준 개막식은 물론 16일간의 경기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역량도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차량 운행과 공장 가동 통제로 악천후나 대기오염에 대한 우려를 기우로 만들어 버리기도 했다. 아시아의 덩치만 큰 약골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중국 지도부로선 중국인들에게 올림픽 개최국의 자긍심을 갖도록 한 것도 성과다. 이는 개혁ㆍ개방이라는 지난 30년간의 지도이념이 정당했고,앞으로 선진국 대열에 진입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각인시키는 효과를 불러왔다. 사상 최대의 올림픽 금메달 획득 역시 중국인들에게 세계 1등이라는 '카타르시스'를 선물하며 미국이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시켰다. 빈부격차 등 사회적 갈등에도 불구,현재의 집권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명분을 얻은 셈이다.
그러나 중국의 한계도 드러냈다. 중국에선 민족주의가 단합과 분열을 동시에 상징하는 모순을 지니고 있다는 게 입증됐다. 중국식 애국주의는 성화봉송 등에서 반중국 움직임에 단호했지만,신장위구르 등지의 폭탄테러를 막진 못했다. 55개 소수민족이 존재하는 중국에서 민족주의는 단합과 분열의 특성을 모두 지닌 양날의 칼인 것이다.
이와 함께 '위장된 역량'이 존재하고 있음도 드러났다. 성공적인 올림픽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거지와 빈곤층을 베이징 밖으로 몰아내고,외부 차량의 베이징 진입을 금지한 것은 정치의 기본수단이 통제이고 이를 통해 중국의 역량이 과장되게 나타났음을 보여줬다. 베이징에 전력을 집중시키면서 산둥성 등의 공장들이 문을 닫은 것도 마찬가지다. 개막식에서 어린아이의 노래를 립싱크한 것이나 폭죽 장면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내보낸 것도 내재된 역량이 아닌 과도한 포장에 의존하려는 한계를 보여줬다.
어찌됐든 중국이 이번 올림픽을 통해 새로운 국가로 다시 태어난 것만은 분명하다. 특히 막강한 경제력과 확실한 통제력이 바탕이 된 슈퍼 파워는 중화부흥을 외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앞으로 과제는 하드웨어를 따라가지 못하는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발전시키고,패권주의가 부활하지 않을까 경계하는 일각의 시각을 얼마나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인지라는 지적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중국은 '차이나 파워'를 과시했다. 국가대극원 냐오차오(올림픽 주경기장) 등 세계 최대라는 수식어가 붙는 건물들이 잇따라 지어졌고 올림픽 개막식에는 84개국 정상이 참석,'올림픽 서밋'이 열리기도 했다.
중국식 웅장함과 화려함을 보여준 개막식은 물론 16일간의 경기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역량도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차량 운행과 공장 가동 통제로 악천후나 대기오염에 대한 우려를 기우로 만들어 버리기도 했다. 아시아의 덩치만 큰 약골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중국 지도부로선 중국인들에게 올림픽 개최국의 자긍심을 갖도록 한 것도 성과다. 이는 개혁ㆍ개방이라는 지난 30년간의 지도이념이 정당했고,앞으로 선진국 대열에 진입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각인시키는 효과를 불러왔다. 사상 최대의 올림픽 금메달 획득 역시 중국인들에게 세계 1등이라는 '카타르시스'를 선물하며 미국이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시켰다. 빈부격차 등 사회적 갈등에도 불구,현재의 집권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명분을 얻은 셈이다.
그러나 중국의 한계도 드러냈다. 중국에선 민족주의가 단합과 분열을 동시에 상징하는 모순을 지니고 있다는 게 입증됐다. 중국식 애국주의는 성화봉송 등에서 반중국 움직임에 단호했지만,신장위구르 등지의 폭탄테러를 막진 못했다. 55개 소수민족이 존재하는 중국에서 민족주의는 단합과 분열의 특성을 모두 지닌 양날의 칼인 것이다.
이와 함께 '위장된 역량'이 존재하고 있음도 드러났다. 성공적인 올림픽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거지와 빈곤층을 베이징 밖으로 몰아내고,외부 차량의 베이징 진입을 금지한 것은 정치의 기본수단이 통제이고 이를 통해 중국의 역량이 과장되게 나타났음을 보여줬다. 베이징에 전력을 집중시키면서 산둥성 등의 공장들이 문을 닫은 것도 마찬가지다. 개막식에서 어린아이의 노래를 립싱크한 것이나 폭죽 장면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내보낸 것도 내재된 역량이 아닌 과도한 포장에 의존하려는 한계를 보여줬다.
어찌됐든 중국이 이번 올림픽을 통해 새로운 국가로 다시 태어난 것만은 분명하다. 특히 막강한 경제력과 확실한 통제력이 바탕이 된 슈퍼 파워는 중화부흥을 외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앞으로 과제는 하드웨어를 따라가지 못하는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발전시키고,패권주의가 부활하지 않을까 경계하는 일각의 시각을 얼마나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인지라는 지적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