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지야 사태를 계기로 미국이 러시아의 대미 투자 심사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 러시아의 그루지야에 대한 군사행동으로 인해 러시아 당국과 러시아 기업 간 관계 및 이것이 대미투자에 미칠 영향력 등에 관해 미 의회 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국가안보상 민감한 거래를 조사하는 정부기관인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는 러시아 정부 산하 에너지기업인 가즈프롬의 대미 투자 계획에 대해 더 많은 의심을 갖고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즈프롬은 지난 6월 인수ㆍ합병(M&A)을 통해 미국시장에 진출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 의회는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러시아 기업들의 대미 투자에 대해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올 들어 러시아 철강기업 세베르스탈은 미 중형 제강회사 에스마크를 7억7500만달러에 사들였고, 또 다른 철강그룹 에브라즈도 외국인투자위원회로부터 30일간 심의를 받은 후 미국의 오리건스틸을 인수했다. 지난주에는 미국의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이 철제 파이프 등을 생산하는 존 마닐리를 러시아의 노볼리페트스크 철강에 35억3000만달러에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기업의 대미 투자에 관여하고 있는 법률회사 관계자들은 러시아 민간기업이 민감성이 덜한 미국 자산을 인수하는 것은 별 문제가 없겠지만 방위 기술,에너지 등 국가 안보와 관련된 주요 산업에선 러시아 국영기업들의 거래에 대한 미 정부의 조사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