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두렵지않은 금리상한 주택대출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가격이 떨어지면서 내집 마련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집값이 워낙 높아 엄두도 내지 못했지만 평소 눈여겨 본 매물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문제는 금리다. 최근 들어 금리가 대폭 올라 은행에서 대출받아 집을 사는 경우 이자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은행 대출상품의 기준이 되는 3개월짜리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는 7월1일 연 5.37%에서 8월25일 연 5.79%로 약 두 달 동안 0.42%포인트 뛰어올랐다. 이 여파로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9.5%에 진입했고 변동형 대출금리도 최고 연 8%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고 시중금리가 추가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금리상한 대출을 적극 고려해 볼 만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실제 각 은행 창구에서도 금리상한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

◆관건은 금리 움직임

금리상한 대출은 고객이 일정 비용(옵션 프리미엄)을 지급하고 최고 금리를 고정하는 상품이다. 대출 이후 시중금리가 오르더라도 이자 부담이 늘지 않는 반면 시중금리가 하락하면 대출금리는 떨어져 이자 부담이 줄어드는 구조다.

은행별로 금리상한 대출의 내용에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기본 구조는 비슷하다. 일반적으로 3개월 만기 CD 금리에 가산금리 1.0%포인트가 더해지고 여기에 수수료인 옵션 프리미엄이 보태진다.

관건은 향후 금리 움직임에 대한 판단이다. 금리상한 대출은 금리 상승 국면이 이어질 경우 유용한 상품이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고유가에 따른 물가 상승,정부의 정책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등의 요인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상한 대출 상품을 선택할 경우 따져봐야 하는 조건은 옵션 프리미엄이다. 금리 상한선을 설정하는 비용인 옵션 프리미엄만큼 금리가 오르지 않으면 손해를 볼 수 있다. 대출금의 0.7%를 매년 옵션 프리미엄으로 부담하도록 설계했는데 만약 CD 금리가 0.5%포인트만 오른다면 차이인 0.2%포인트만큼은 손해를 보게 된다.

◆내게 맞는 상품조건 잘 따져야

금리상한 대출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중 은행들도 다양한 조건을 갖춘 상품을 선보이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민은행의 'KB유비무환 모기지론'의 경우 금리 상한 계약을 1~5년까지 연 단위로 선택할 수 있으며 옵션 프리미엄은 0.31~0.59%다. 8월21일 기준으로 3년 고정금리 대출을 받는 경우 3년 시장금리(6.98%)가 적용돼 CD 금리(5.78%)보다 1.20%포인트를 추가로 부담해야 하지만 금리상한 대출을 이용할 경우 0.47% 안팎의 프리미엄만 부담하면 된다.

우리은행의 '금리안심 파워론'은 옵션 프리미엄이 0.18~0.43%.3년과 5년 중 옵션 기간을 선택하고 금리 상한선도 0.0%포인트와 0.5%포인트,1.0%포인트,1.5%포인트 4개 중 한 개를 고를 수 있다. 대출한도는 주택가격의 최고 60%까지 가능하다. 대출금리는 8월21일 현재 CD 연동 대출 기준으로 아파트 담보는 최저 연 6.99%,주택담보의 경우 최저 연 7.19%까지 적용 가능하다.

하나은행의 '이자안전지대론'은 담보 범위 내에서 대출금액의 제한이 없으며 금리상한 보장기간은 3년,5년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옵션 프리미엄은 0.32~0.46%.대출기간도 만기 일시 대출은 3~10년까지,원리금 분할 상환 대출은 3~30년까지 가능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구체적인 금리 조건은 금리상한 보장기간과 대출기간,원금 상환 방식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만큼 각자의 조건에 맞는 상품을 잘 따져보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