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커피앤브레드'(Coffee & Bread)라는 상호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강미경(42)입니다.

점포는 포스코사거리에 있는 오피스텔빌딩 '채널리저버' 1층에 있습니다. 43㎡(13평) 규모에 테이블 5개(20석)를 두고 있습니다. 야외에 테이블 2개를 놓을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카페잔'이란 상호로 운영되던 커피전문점을 두달 전 인수해 간판과 상호를 바꿨습니다. 인수비용으로 보증금 1억원,권리금 1억원 등 2억원이 들었고 매달 임차료 300만원,관리비 100만원 등 400만원을 내고 있습니다. 시설을 개보수하고 일부 집기를 구입하는 데 3000만원이 들었습니다.

저는 이전에 영어학원을 운영한 경험이 있고 최근까지 부동산컨설팅업에 종사했습니다. 삼성동 일대의 매물 시세에 비해 현재 점포가 좋은 조건으로 나온 데다 평소 커피전문점을 직접 운영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가게를 인수했습니다.

저는 커피에 대해 관심이 많아 커피 바리스타 과정도 수료했습니다. 좋은 맛의 커피로 승부하려고 이탈리안 고급 커피인 트루칠리 커피만 사용하고 점포 내부도 이탈리안 분위기로 꾸몄습니다. 현재 에스프레소 커피를 비롯해 샌드위치와 생과일주스,수프,샐러드 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의 요청으로 세계맥주와 와인도 팔고 있습니다.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예상만큼 매출이 오르지 않습니다. 인수 초기에는 하루 매출이 70만원대에서 유지됐으나 오히려 시설 개보수를 한 뒤부터 점점 떨어지더니 현재 30만원 수준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단순히 계산해서 한달에 800만~900만원의 매출을 올려도 임차료와 관리비,종업원 두명의 인건비,재료비 등을 빼면 남는 게 없습니다. 매출을 늘리기 위해 샌드위치를 팔고 있으나 결과는 신통치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점포를 활성화시켜 매출을 늘릴 수 있는지,매장 운영에 문제는 없는지 알고 싶습니다.

입지 ‥ 직장인 많은 오피스형 상권

의뢰인의 점포는 지하철 2호선 선릉역과 삼성역의 중간 지점인 포스코사거리에서 강남구청으로 향하는 대로의 초입에 있습니다. 포스코사거리 일대는 반경 500m 이내에 포스코를 비롯해 야후코리아 한국오라클 등 500여개 업체가 밀집해 있고 직장인 6만여명이 일하고 있고 있습니다.

거주 인구는 1만여명으로,일하는 사람이 거주자보다 많아 직장인 소비층이 두터운 전형적인 오피스형 상권입니다. 이 지역을 포함해 강남역에서 삼성역까지 이어지는 테헤란밸리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의 소득 수준이 높기 때문에 비싼 임대료에도 1층 점포를 기준으로 평당 프리미엄(웃돈)이 1500만원을 상회합니다.

포스코사거리 상권은 강남역이나 삼성역 등 테헤란밸리 역세권에 비해 유동 인구가 적고 주로 건물에 상주하는 직장인들이 주 고객층이어서 주말 매출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점포 인근에 있는 야후코리아 본사에서 영동우체국까지 이어지는 먹자골목이 그나마 선전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음식점들은 주말 장사를 아예 포기하고 있습니다.

직장인 상권이어서 한식과 일식 양식 분식 등 점심식사와 저녁 회식 위주의 점포들이 많습니다. 유흥주점들도 초호화시설을 갖추고 전방위적인 판촉활동을 벌입니다. 젊고 소득이 높은 직장인들이 많기 때문에 테이크아웃 커피 소비층도 탄탄합니다. 이에 따라 의뢰인의 점포를 중심으로 1차 상권인 반경 500m 이내에 63개 커피숍이 영업하고 있을 만큼 경쟁이 치열합니다.

걸림돌 ‥ 유명 커피점과 차별화 미흡

길 건너편에 있는 스타벅스를 비롯해 같은 건물에 있는 세가프레도,탐앤탐스 등 유명 브랜드의 커피전문점들이 포진해 있어 의뢰인의 점포와 같은 소규모 독립 매장은 확실한 차별화를 이루지 않는 이상 매출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바로 옆에 저가 커피와 샌드위치를 파는 편의점이 있는 것도 걸림돌입니다.

의뢰인도 이 같은 경쟁 상황을 고려해 나름대로 차별화하기 위해 간판에 '브레드'를 표시하고 바게트빵과 샌드위치 등을 판매하고 있지만 인근에 파리바게뜨와 던킨도너츠 등이 '베이커리 카페'로 변신해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제과를 취급하는 것 자체가 큰 매력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취급 품목 자체가 빈약하고 매장이 협소하다 보니 고객만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고객 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평일 저녁이나 주말 영업에 대한 대책이 부족합니다. 최근 수입맥주와 와인을 판매하기 시작했지만 매장 크기나 분위기를 보면 매출 증대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매장 구조나 인테리어,홍보 등에도 미숙한 점이 많습니다. 에스프레소 커피의 원조격인 이탈리안 커피를 판매하고 있으면서도 이를 고객에게 충분히 알리지 못하고 있고 간판도 점포의 특징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좌석 수에 비해 주방 면적이 크고 출입구에 불필요한 흡연석을 만들어 놓은 것도 매장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A. 현재 영업실적은 매우 부진한 편입니다. 한달 매출 800만~900만원은 현상 유지는 가능하지만 수익은커녕 점주의 인건비조차 건지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감가상각비와 초기 투자비에 대한 기회비용,의뢰인의 인건비를 감안하면 한달 매출 1150만원이 손익분기점입니다. 월 영업일수 25일 기준으로 하루에 45만원 이상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로 점포 운영을 전반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합니다.

의뢰인의 점포는 새로 개업한 지 두달 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매장의 정체성(identity)을 확립해야 합니다.

점포는 무엇을 판매하는 곳인지 성격이 명확해야 고객을 많이 유치할 수 있습니다. 현재 '커피앤브레드'란 상호는 커피와 함께 빵과 과자를 판매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막상 매장에 들어서면 빵 종류는 보이지 않고 와인이나 수입맥주만 눈에 띄게 진열돼 있습니다. 이탈리아식 간이레스토랑인지 커피전문점인지 모호합니다. 커피와 베이커리를 접목할 것인지,커피와 함께 이탈리안 요리를 제공할 것인지,매장 컨셉트를 분명하게 정해야 합니다.

상권 특성상 에스프레소 고급 커피 수요는 탄탄하지만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다른 매장에서 찾을 수 없는 매력포인트를 찾아내야 합니다. 기존 고객 중 상당수가 커피맛에 대해 인정하고 있으니 이탈리안 커피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이와 관련된 시각적인 요소와 메뉴를 보강하는 게 필요합니다.

우선 간판에 이탈리안 커피를 표시하고 베이커리나 커피 모형을 캐릭터화해 부착해 소비자들이 쉽게 베이커리 커피점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커피맛만으로는 차별화하기 어렵고 매출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매장 면적에 비해 넒은 주방 공간을 활용해 간단한 식사 메뉴와 브런치 메뉴를 개발해 판매하는 게 필요합니다.

전기 스토브와 오븐 레인지를 활용해 빠른 시간에 조리해 내놓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 메뉴로 한 두가지 특화시키는 게 바람직합니다. 스파게티나 카레라이스,오믈릿,멕시칸 요리인 케사디야 정도가 무난합니다. 출근길 직장인들을 겨냥한 간단한 식사나 브런치 세트메뉴를 개발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샌드위치류나 수프류,커피,주스,샐러드 등으로 구성한 세트메뉴를 포장해 테이크아웃이나 배달방식으로 판매하는 것도 좋은 방안입니다.

이 경우 점포가 위치한 주거형 오피스텔 등을 대상으로 전단지를 지속적으로 배포하는 홍보가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시설적인 보완도 시급합니다. 좁은 매장에서 흡연석을 운영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중으로 설치된 매장 전면을 단면으로 구성하고 미닫이문 역시 자동문으로 바꿔 가급적 매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주방 옆에 게시판 형태로 적혀 있는 메뉴가격은 눈에 띄지 않습니다.

고객의 편의를 위해 벽면 메뉴판을 새로 제작하고 테이블용 메뉴북도 만들어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정리=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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