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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징 2008] '국내용' 설움날린 임수정 "처음부터 1등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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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대 '태권 숙녀' 임수정(22·경희대)은 최고의 무대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오히려 당당했다. 21일 베이징 과학기술대 체육관에서 열린 태권도 여자 57㎏급 결승전의 상대는 동갑내기인 아지제 탄리쿨루(터키).2005년 유럽선수권대회 챔피언으로 얕볼 수 없는 상대였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1라운드 상대의 기습 공격을 피하다 경기장을 살짝 벗어나면서 경고를 받았다. 이어 탐색전을 펴다 소극적인 공격으로 추가 경고까지 받았다.

    임수정은 그러나 위축되지 않았고 오히려 거센 반격으로 역전 드라마를 준비했다. 2라운드 1분여 시원한 오른발 돌려차기로 0-0 균형을 만들었고 승리를 예감한 듯 오른손을 불끈 쥐었다. 왼발과 오른발을 번갈아가며 공격 기회를 엿보던 임수정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3라운드 초반 상대가 경고를 받으면서 다소 소극적으로 변하자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임수정은 종료 20초 전 기습적인 오른발 뒤차기로 탄리쿨루의 몸통을 정확하게 때렸다. 스코어 보드는 3-2로 바뀌었다. 탄리쿨루는 막판 반격에 나섰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임수정은 경기 후 "터키 선수를 결승에서 처음 만났지만 경기를 보면서 그 선수의 왼발에 대비를 했다"며 "처음부터 지금까지 1등만 생각했지 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은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임수정은 중·고교 시절부터 전국 무대를 휩쓴 한국 여자 태권도의 기대주였다. 특히 서울체고 1학년에 재학 중이던 2002년에는 열여섯에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국가대표로 발탁돼 부산아시안게임에서 최연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에도 국내 대회 1위 자리는 거의 임수정의 몫이었다. 하지만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 등 굵직한 국제 대회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올림픽 메달을 따는 것만큼이나 어렵다는 국내 선발전을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 자매 중 둘째인 임수정은 부천 동곡초 2학년 때 언니와 함께 동네 체육관을 다니면서 태권도 도복을 입게 됐고 부천 부인중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인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2002년 처음으로 국가대표로 발탁되자마자 아시아 무대를 평정했다.

    아시안게임 우승 이후 그의 이름은 잊혀져가는 듯했지만 2003년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2006년 세계대학선수권대회,2007년 하계유니버시아드 등에서 잇따라 우승하며 국제 무대에 다시 등장했다. 169㎝의 큰 키와 긴 다리에서 나오는 양발 뒤차기와 뒤후리기가 일품으로 평가된다. 임수정의 단짝은 아테네 대회 여자 67㎏급 동메달리스트로 22일 금메달에 도전하는 황경선(한국체대)이다. 황경선과는 서울체고 동기로 힘들 때마다 연락하며 의지해 왔다.

    임수정은 "대표선발전에서 계속 아깝게 떨어져 운동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를 다 극복한 결과라 더 기분이 좋다"면서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손태진 선수와 같이 훈련을 하면서 고생도 많이 했고 울기도 많이 울었는데 둘 다 좋은 결과를 냈다"면서 "특히 경기 후반 나와 비슷한 상황에서 승리를 거둬 더 기분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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