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 칼럼] 우크라이나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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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내외 재테크 시장에서는 중국 인도 베트남 펀드를 '미운 오리 3인방'이라 부른다. 올 들어 지금까지 수익률이 안 좋은 데다 기대가 높았던 만큼 실망도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앞으로 이들 3인방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투자처는 어디가 될 것인가가 올 여름휴가를 끝낸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슈퍼 리치들은 이들 3인방의 대안투자 후보국으로 최근 들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올해는 역사적으로 매우 뜻깊은 한 해다. 지난 15년 동안 공들여온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 성사됐기 때문이다. 지리적으로 러시아 서부 흑해 연안에 위치하면서 서쪽으로 폴란드ㆍ슬로바키아ㆍ헝가리,남쪽으로 흑해와 아조프해(海)를 접하는 요충지인 데다,동유럽에서 인구가 가장 많고 유럽 전체에서 러시아 다음으로 영토와 부존자원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WTO 가입으로 우크라이나의 국제 위상은 한 단계 상향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경제적으로 올 들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현 정책당국자를 중심으로 크게 기대하는 눈치다. 유럽의 경제전문기관인 EIU는 올 상반기 높은 물가상승 등으로 올해는 6.2%,내년에는 6%로 성장률이 다소 둔화되겠지만 WTO 가입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는 2010년께에는 종전의 8% 이상으로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성장률은 러시아와 맞먹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에 해외자금과 외국기업들의 진출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신정부의 적극적인 외국인투자 유치정책으로 금융과 철강분야를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또 철강,광물 분야의 시설 현대화에 필요한 외국 자본을 적극 받아들이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시간이 갈수록 외국 기업과 해외 금융기관들의 현지 진출과 교류는 증대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는 다른 어떤 동유럽 국가보다 우크라이나와의 교류 역사가 깊다. 우크라이나 고려인 1만명,타국적 고려인 2만명,무국적 고려인 3000명을 포함해 약 3만3000명의 고려인이 거주하고 있는 데다 우리와 인구가 거의 비슷하고 1990년대 초부터 대우 등 민간기업이 진출했다. 최근에는 양국 간의 잦은 축구경기로 우리 국민들에게도 많이 익숙한 국가이기도 하다.
우크라이나도 현재 신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개발 계획을 감안하면 우리 금융기관과의 협력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 금융기관 입장에서도 우크라이나가 풍부한 부존자원을 갖고 있는 데다 경제적으로 국제교류의 요충지임을 감안하면 투자금융(IB)의 좋은 대상국가이기도 하다. 따라서 금융 분야에서 양국 간의 협력은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가능성이 높은 분야다. 현 시점에서 국내 금융기관과 투자자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관심을 좀 더 높여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한상춘 객원 논설위원겸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부소장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