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한국의 새로운 성장 전략으로 '녹색성장'을 제시했지만 신ㆍ재생 에너지분야에서 한국은 후진국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신ㆍ재생 에너지산업 현황 및 발전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에너지 공급원 중 신ㆍ재생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평균 6.7%로 파악됐다. 국가별로는 독일과 스페인이 각각 7.2%,프랑스 6.9%,미국 5.0%,일본 3.1% 등이었다. 신ㆍ재생 에너지분야에서 유럽국가들이 앞서가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이 이를 추격하는 양상이다.

반면 한국의 경우 이 비중이 1.4%에 그쳤다. 전체 OECD 평균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한국의 신ㆍ재생 에너지원은 폐기물이 68.8%로 가장 많고 이어 바이오(18.5%),수력(9.8%),풍력(1.0%),태양열(0.9%) 등의 순이었다. 신ㆍ재생 에너지를 이용한 전력생산은 한국 전체 발전량의 1.0%로 석탄(44.6%),원자력(32.7%),액화천연가스(16.6%),폐기물(3.3%) 등에 비해 적었다. 황문성 한은 산업분석팀 차장은 "한국은 1970년대 오일쇼크 당시 신ㆍ재생 에너지에 관심을 가졌으나 국제유가가 상당기간 안정세를 보이자 제대로 발전시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은은 환경 규제 강화,에너지 시장 불안 등으로 국제적으로 신ㆍ재생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한국은 기술수준이 열악해 해외시장에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춘 분야가 없다고 지적했다. 지금부터라도 신ㆍ재생 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정책지원과 산업기반 육성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