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인한 국제 금융시장 경색이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판단,금리를 더 주고서라도 외화 자금을 서둘러 확보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이성준 산업은행 부행장은 20일 기자들과 만나 "국제 금융시장은 지난달 하순부터 일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여전히 불안심리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부행장은 "미국 부동산 가격 하락,실업률 상승 등의 지표를 봤을 때 불안 양상이 앞으로 1년 정도 더 지속될 수도 있다"며 "향후 시장 상황이 더 악화될 것에 대비해 프리미엄을 약간 더 주고서라도 외화 자금을 확보해 놓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미국 부동산 대출의 불안이 당초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그쳤으나 신용도가 서브프라임보다 높은 알트-A나 프라임 모기지로 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LTV(담보인정비율)가 높은 알트-A와 프라임 모기지의 연체율이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산업은행은 올해 필요한 자금의 80% 수준인 40억달러를 이미 확보했으나 시장 여건이 추가로 악화될 것을 우려해 나머지 10억달러는 물론 추가 자금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이 부행장은 "공모채 시장이냐 사모채 시장이냐,선진시장이냐 틈새시장이냐를 구분하지 않고 기회가 되는 대로 조달해 국내 기업에 달러를 여유있게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