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칩 등의 전자부품이나 LCD패널,자동차 엔진냉각기(라디에이터) 등에서 발생하는 열을 최고 30%가량 낮춰주는 특수냉각 도료가 국산화됐다.

국제시세가 ㎏당 30만원대인 고효율 방열 도료는 지금까지 일본의 ㅇ사가 개발,국내 부품소재 연구소나 건축자재 및 전기전자부품 제조사,난방기구 업체 등에 독점 공급해왔다.

정밀화학 업체인 켐웰텍(대표 강철현)과 폴리뱅크(대표 연규웅)는 공동으로 나노금속화합물 제조기술과 에멀전화기술(서로 잘 섞이지 않는 물질의 혼합 및 결합 등을 촉진하는 기술)을 활용,2년간의 연구 끝에 특수 열흡수 및 방사도료인 '쿨마스터'를 상용화하는 데 최근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도료는 산화규소 등 열흡수 및 방출 기능이 뛰어난 10여종의 무기화합물을 미세입자로 만들어 섞은 뒤 안정적으로 결합시킨 것이다.

열이 발생하는 재료 표면에 뿌리거나 칠해주면 열을 빠르게 흡수,원적외선 형태로 방출하면서 표면온도를 떨어뜨린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500도 이상의 고온에서 타지 않으면서 전자부품 등에 칠했을 때 떨어지지 않는 접착력도 갖고 있다는 것.

강철현 켐웰텍 대표는 "알루미늄판 및 라디에이터에 쿨마스터를 바른 뒤 냉각효과를 자체적으로 실험한 결과 선풍기 형태의 냉각팬이나 열분산구조물(Heat sink)이 없더라도 섭씨 150도 미만에서는 20%,150도 이상에서는 30%가량 표면온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는 "냉각도료를 사용하면 라디에이터를 20~30%가량 작게 만들어도 동일한 수준의 냉각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만큼 자동차 경량화에 도움을 준다"고 덧붙였다.

특히 LCD나 PDP에 도료를 필름 형태로 적용할 경우 냉각장치 부피를 줄여 완제품의 두께가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얇아질 수 있다는 것.발열 해결이 최대 관건인 LED조명의 경우 이 도료를 뿌리기 전 65도였던 표면온도가 뿌린 뒤에는 59도로 하락했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반대로 이 도료의 열 흡수 기능을 활용하면 잘 가열되지 않는 금속을 50%가량 빨리 데우는 효과도 있다. 강 대표는 "스테인리스 재질로 4ℓ짜리 물을 끓이는 데 통상 24~25분이 걸리지만 이 도료를 재질 표면에 뿌리면 16~17분 만에 끓는다"고 소개했다.

회사 측은 이 도료를 일본 제품의 40~50%인 ㎏당 12만원 선에 공급할 방침이어서 수입 대책효과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강 대표는 "수입품의 주 원료인 고가의 무기재료를 나노 형태의 무기복합물질로 바꿔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기능은 일본 제품보다 우수하다"고 주장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