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지야의 에두아르드 세바르드나제 전 대통령은 러시아의 남오세티야 자치주를 둘러싼 러시아의 군사개입에 대해 "미국이 미사일 방어(MD)에 집착하는 한 러시아는 이번과 같은 강경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라며 미.러 양국의 '신냉전 시대'를 경고했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옛 소련의 마지막 외무장관을 역임했던 세바르드나제 전 대통령은 전날 수도 트빌리시에서 가진 요미우리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미국의 MD 구상에 반발하는 점을 들어 체코와 폴란드에 대한 MD 시스템의 도입을 재고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오세티야의 상황이 악화된 것도 미국이 이런 구상을 계속 밀어붙이고 있어 러시아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980년 후반 소련 외무장관으로 미.소 관계 개선에 커다란 역할을 하며 동서냉전 해소에 기여했던 세바르드나제 전 대통령은 현재의 미.러 관계를 '신냉전 시대'로 규정하면서 "러시아의 그루지야 파병은 그 일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러시아는 남오세티야에 침공한 그루지야에 대한 응징이라는 당초의 목적이 달성된 이상 그루지야에서 철군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의도를 파악하기가 힘들다"며 사태의 장기화를 예상했다.

(도쿄연합뉴스) 이홍기 특파원 lh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