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보이' 박태환(19.단국대)이 15일 수영 남자 자유형 1,500m를 끝으로 2008 베이징올림픽을 마무리했다.

자유형 400m 예선이 열린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박태환은 베이징 뿐만 아니라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주인공이 됐다.

'창살없는 감옥'이나 마찬가지인 태릉선수촌에서 매일 이어지는 힘든 훈련을 묵묵히 참아온 박태환은 1주간이라는 짧은 기간 가수나 영화배우도 부럽지 않는 한국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10일 오전 터져 나온 박태환의 자유형 400m 금메달은 한마디로 '기적'이었다.

박태환 자신은 충분히 자신감이 넘쳤을 지 몰라도 수영인 뿐만 아니라 체육인, 전 국민은 이 사건을 기적으로 바라봤다.

한국 수영이 1964년 도쿄 대회에서 처음 올림픽 경영에 도전한 이래 무려 44년 만에 나온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한 것이다.

기록도 좋았다.

3분41초86으로 우승하며 베이징에 오기 전에 갖고 있던 자신의 최고 기록(3분43초59)을 2초 가까이 줄였다.

이제는 금메달 뿐만 아니라 3분40초08의 세계 기록을 넘어서는 것도 시간 문제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틀 뒤 열린 자유형 200m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메달을 따낸 것도 일대 사건이었다.

마이클 펠프스(23.미국)라는 세계 수영의 최강자에게 우승은 내줬지만 은메달을 목에 걸며 메인 수영장인 국가아쿠아틱센터에서 '아시아의 반란'을 이어갔다.

마지막 출전 종목이던 15일 저녁 자유형 1,500m 예선에서 박태환은 자신의 기록 단축에 실패하면서 결승행이 좌절됐지만 꾸준한 훈련이 절실하다는 깨달음을 얻고 물러났다.

또 4년 전인 아테네 대회 여자 개인혼영 400m에서 남유선이 8명이 겨루는 결승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던 한국 수영에 새 역사를 창조해냈다.

박태환은 베이징에서 한국 스포츠에 새로운 전환점을 세웠다.

수영 한 종목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스포츠를 통틀어 우리는 안된다는 편견을 깨고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것이다.

이연택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은 박태환이 만들어낸 성과를 "한국 스포츠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된 수영 첫 금메달이었다.

우리나라 체육이 메달 수만 많은 것이 아니라 질적으로도 발전하는 계기로 느끼고 있다"고 평가했다.

(베이징=연합뉴스) min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