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네오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섬이다.

북부의 말레이시아와 브루나이,그리고 남부의 인도네시아령으로 나뉘어 있는 섬은 말레이어로 '숲 속의 사람'이란 뜻의 오랑우탄으로 상징되는 원시 자연을 자랑한다.

섬 북동부 말레이시아 사바주의 관문인 코타 키나발루의 매력도 오염되지 않은 자연이다. 동남아지역 최고봉이며,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도 올라 있는 키나발루산이 가까워 트레킹을 겸하려는 이들이 즐겨 찾는다. 열대의 태양이 작열하는 해변과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를 그리워하는 신혼여행객들도 많이 보인다.

■ 동남아 최고봉 키나발루산

코타 키나발루는 보르네오섬 북쪽에 자리한 휴양 도시.막힌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자연풍광과 현대문명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어 진정한 휴양과 색다른 체험을 원하는 이들의 보금자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코타 키나발루의 상징은 키나발루국립공원.동남아시아 최고봉(4101m)인 키나발루산을 중심으로 한 국립공원으로,말레이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다양한 기후대의 식물생태가 완벽히 보존돼 있어 숲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안식처 역할을 하고 있다. 전세계에 분포하는 종자식물의 절반이 이곳에 있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꽃인 라플레시아와 가장 작은 난초인 야생바늘난도 볼 수 있어 본격적인 등산은 물론 가벼운 트레킹을 즐기기에 좋다.

정상 해맞이가 압권이다. 해발 3272m 지점에 있는 라반라타 산장에서 1박하고 새벽에 정상으로 향한다. 정상은 지금도 계속되는 지각운동으로 매년 5㎜씩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정상 등반을 하기 위해서는 서둘러야 한다. 1년 전부터 예약을 받는다.

■ 열대우림에서 즐기는 온천

코타 키나발루에서는 온천도 즐길 수 있다. 키나발루 산록의 포링온천이 유명하다. 섭씨 50∼60도의 뜨거운 유황온천이다. 실내온천과 노천온천이 있다. 2∼3명 정도 들어갈 수 있는 탕이 여러 개 있다. 온천물을 공급하는 수영장도 있다. 수영복을 입고 수도꼭지를 틀어 물을 받는 탕에 들어가 온천을 즐기면 된다. 사전 예약하면 숙박시설도 사용할 수 있다.

포링온천에서 20분 정도 올라가면 캐노피 워크를 즐길 수 있다. 나무의 키 높이에 맞춰 설치한 흔들다리를 걸으며 열대의 식생을 관찰하는 것.40m 높이의 흔들다리가 150m가량 설치돼 있다. 주변에 다양한 코스의 자연관찰로도 조성돼 있다. 나비농장도 구경할 수 있다.

■ 열대바다에서 즐기는 스노클링

툰쿠 압둘 라만 해상국립공원이 해양레포츠 천국.코타 키나발루 앞바다에 떠 있는 5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해상국립공원으로 섬과 바다가 빚어내는 색다른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다.

가야섬이 이 해상국립공원에서 가장 큰 섬이다. 26㎞에 걸쳐 이어진 해안 곳곳에 자리한 백사장과 섬 전체를 둘러싼 산호초가 해양레포츠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곳이다. 섬에는 가야나 아일랜드 에코리조트가 자리해 있다. 공원 안의 유일한 수상방갈로 형태의 리조트다. 수상방갈로 앞뒤에 펼쳐진 에메랄드빛 바다와 맹그로브숲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야경이 로맨틱하다는 평이다.

두 번째로 큰 부메랑 모양의 마누칸섬은 남쪽 해안을 따라 펼쳐진 해변이 그림 같다. 방갈로가 있는 섬 동쪽 해변이 특히 좋다. 스노클링은 물론 스쿠버다이빙도 즐길 수 있다. 사피섬은 아일랜드 호핑 투어의 명소.바닥이 유리로 된 글라스바텀 보트를 타고 물밑세상을 구경하며,열대어의 군무가 경이로운 시워킹도 즐길 수 있다. 스쿠버다이빙을 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