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역도가 베이징올림픽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선수단엔 허전함이 감돌고 있다. 13일 남자 77㎏급 사재혁(23·강원도청)이 우승하며 16년 만에 금맥을 잇는 경사를 맞았다. 16일 여자 75㎏ 이상급에 출전하는 장미란(25·고양시청)도 이변이 없는 한 금메달 획득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정작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재정이 넉넉지 못한 대한역도연맹(회장 여무남)이 아직 메달 획득선수들에 대한 포상계획을 발표하지 않고 있기 때문.배드민턴의 경우 금메달을 따면 3억원을 주겠다고 발표했고 탁구와 체조 사이클 펜싱 요트 등도 올림픽 금메달 획득시 최소 1억원을 웃도는 우승 보너스를 지급할 예정이다. 수영 박태환(19·단국대)과 유도 최민호(28·한국마사회)도 3억원 이상을 받을 것이라는 소식이 들리면서 사재혁을 비롯한 역도 선수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그러지 않아도 역도연맹은 그동안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등 각종 국제대회 입상자에 대한 포상에 인색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자동차전장부품 생산업체 코리아하이텍 여무남 대표이사가 회장을 맡고 있는 역도연맹은 한국신기록을 세운 선수에게 격려금 명목으로 50만원 정도를 지급해 왔을뿐 눈에 띌만한 포상을 한 적이 별로 없었다. 올림픽 메달이나 세계기록을 작성해도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포상 규정을 만들지 않았고 스폰서 업체를 구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다.

연맹은 지난 4월 사재혁이 왕중왕 대회에서 인상과 용상 합계에서 3관왕에 올랐을 때도 75만원만을 격려금으로 건넸을 뿐이다.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를 달성한 '여자 헤라클레스' 장미란도 기량에 비해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장미란이 2006년 인상과 합계에서 세계신기록을 수립한 당시 연맹은 보너스로 300만원을 지급했고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를 달성했을 때도 특별 격려금만을 전달했다. 그나마 장미란은 소속팀인 고양시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경우에는 6000만원,은메달은 4000만원,동메달은 2000만원을 각각 주기로 했고 세계신기록을 세우면 포상금의 20%를 별도 수당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