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초점] 옵션만기 무사하려나
옵션만기를 하루 앞두고 13일 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프로그램 매물이 흘러나오고 있는데다, 만기일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망 분위기도 끼여있는 듯하다.

옵션만기일에는 대규모의 물량 청산이 이뤄지기 마련이다. 옵션만기일이 임박하면 증시가 출렁거릴 가능성도 높아지는데, 이번 옵션만기일에는 과연 어떤 장세가 펼쳐질지 투자자들은 궁금할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큰 부담은 없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부국증권의 임정현 애널리스트는 “선물이 배제된 옵션만의 만기일이고, 지난번 옵션만기 이후 지수 흐름이 대체로 횡보를 보여 옵션연계 차익거래가 크게 발생하지 않았다”며 옵션만기 충격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장중 시장 베이시스(선/현물간 가격차)가 주로 0.8~1.60p 사이에서 안정적으로 형성되고 있는데, 시장 베이시스가 장중 1p 이하로 급격히 축소되지 않는다면 평온하게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도 매물 출회 물량이 있겠지만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현재 매수차익잔고가 약 7조7000억원으로 지난 7월 만기 때와 유사한 수준인데, 청산 가능 물량은 약 5000억원 규모”라고 추정하고 있다.

매수차익잔고의 절대치는 높지만 이미 지난 7월28일 고점인 8조2750억원과 비교해 5000억원 이상이 청산됐고, 남은 잔고 가운데 상당부분이 9월물로 이월해 유리한 청산시점을 탐색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또 최근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비차익매수와 만기 당일의 저가 매수세도 매물의 상당부분을 흡수할 것으로 기대했다. 매물부담이 상당했던 지난 7월 만기일에도 비차익 매수세가 5000억원 이상 들어오며 큰 충격 없이 마무리됐다는 설명이다.

원 애널리스트는 “베이시스 1.2p 이상에서는 프로그램 매수세를 기대할 만 하고, 0.9p 아래에서는 매물 출회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매수차익잔고의 절대치가 부담스럽긴 해도 과거 매수차익잔고가 6월을 저점으로 연말까지 꾸준히 증가하는 계절성을 고려하면 수치 자체에 크게 연연할 필요는 없다고 분석했다.

신영증권의 한주성 애널리스트도 “최근 ETF(상장지수펀드) 차익거래 등 만기일에 급증하는 유동성을 활용한 새로운 투자 전략들이 활용되고 있어 이런 흐름이 나타날 경우 지수 하락폭은 제한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동안 변동성 큰 장세가 이어지다 보니 자라 보고 놀란 투심이 솥뚜껑만 봐도 움찔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옵션만기일에는 전문가들의 예상처럼 차분하게 지나갈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