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항공사의 올해 임금인상률이 정부의 가이드라인(3%)보다 네 배나 높은 14.1%에 달하는 등 주인 없는 공기업들의 임금 및 복리후생 관련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도(渡)를 넘어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감사원의 최근 한국공항공사에 대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공사는 정부의 2008년 공기업 임금인상률 가이드라인이 제시되기 직전인 지난해 8월 노조와 임금 협상을 통해 미리 9.8%의 임금인상률을 결정해놓은 후 기획예산처(현 기획재정부)가 3%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자 여기에 3%를 더해 총 12.8%의 임금인상안을 통과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공사의 올해 인건비 상승 폭은 정부가 제시한 임금인상 상한인 3%(31억원)보다 101억원이 많게 짜여졌다.

감사원은 또 공사가 급여 예산으로 1인당 월 106만원어치의 선택적 복지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도 노조가 사내근로복지기금을 통해 같은 내용의 지원금을 '능력개발비'라는 이름으로 월 40만원씩 지급,결과적으로 임금인상률이 14.1%에 이르게 편성됐다고 지적했다.

이 회사의 경리담당 간부는 연말에 인건비가 2억원 정도 남을 것으로 판단되자 3급 이하 1647명에게 휴일근무수당조로 1억4530만원을 현금으로 부당 지급한 사실도 이번 감사에서 적발됐다.

감사원은 공사 사장에게 정부 지침을 위배해 임금을 과도하게 인상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주는 한편 선택적 복지제도와 중복되는 능력개발비 등은 폐지할 것을 지시했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