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최근에야 전세를 탈피해 내 집 마련에 성공한 회사원(김홍석ㆍ40ㆍ가명)입니다. 수입의 상당 부분을 자녀 교육비로 쓰고 있어 은퇴 준비로는 연금저축 월 25만원 정도를 불입하고 있습니다.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불안한데,주변에서 종신보험을 서둘러 가입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연금 쪽에 더 관심이 큰데 무엇이 좋을까요?

A.
은퇴 후 부부가 월 200만원의 생활비 수준을 유지하려면 60세까지 10억원 정도가 필요합니다. 은퇴 준비가 미흡한 사람들은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합니다. 돈 쓸 곳은 많은 반면 저축 여력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재무 설계의 관점에서 보면 보장의 우선 순위는 은퇴 준비보다 가장의 사망에 따른 가족생활 보장이 먼저입니다. 은퇴 준비가 부족하면 그 어려움은 부부가 겪지만 부족한 사망 준비는 그 피해가 자녀를 포함한 가족 모두에게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한국인은 가장에 대한 사망 보장보다 노후 준비에 대한 걱정이 더 많은 편입니다. 사람들은 통상 국민연금,기업연금,개인연금이라는 3층 보장을 통해 은퇴를 준비합니다. 2007년부터는 보유 주택을 이용해 평생 은퇴 생활비를 받을 수 있는 역모기지론 제도도 시행되고 있습니다. 부부 모두가 만 65세 이상인 1가구 1주택자로 기준 시가가 6억원(시가 7억2000만~7억3000만원) 이하의 해당 주택에 1년 이상 거주하면 집을 담보로 사망할 때까지 연금 형태로 생활비를 받을 수 있습니다.

3층 보장만 가지고 연금액을 계산해 보면 기대엔 못 미치지만 과거 부모 세대보다는 나은 편입니다. 여기에 역모기지론까지 고려한다면 원하는 생활에 근접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10억원이란 숫자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자식에게 집 하나 물려주지 못하고 집을 저당잡혀 연금으로 써 버리는 게 좋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녀들도 부모의 행복한 노후를 바랍니다. 집을 물려줄 수 없을 때 일정액의 현금 자산만이라도 남긴다면 자녀도 불만은 없을 것입니다.

김홍석씨의 경우에도 연금보험보다 종신보험이 필요합니다. 변액유니버셜 종신보험을 추천합니다. 월 40만원가량을 20년간 납입하면 최저 2억원의 사망보험금 준비가 가능합니다. 은퇴 준비도 할 수 있습니다. 변액유니버셜 종신보험은 투자 실적에 따라 사망 보험금 및 적립액이 변동됩니다. 투자 실적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사망하더라도 최초 가입 금액은 보장됩니다. 또 보험료를 중간에 내지 않을 수도 있어 갑작스런 수입 중단에도 대응할 수 있습니다.

적립금을 일정 시점에 연금으로도 전환할 수 있습니다. 역모기지론을 이용할 경우 이 보험의 사망 보험금을 현금 자산으로 상속해 줄 수 있습니다. 반면 주택을 자녀에게 물려줄 생각이라면 적립된 금액을 연금으로 전환해 은퇴 생활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박균성 교보생명 대전재무설계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