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아라는 그녀의 개성美를 선택했다

부풀린 머리,부챗살 인조 속눈썹,인위적인 미소 그리고 수영복 입은 미녀들.'외모 지향적'이니 '여성의 상품화'니 하는 논란 속에서도 미인대회는 언제나 관심의 대상이다. 그런데 지난 6일 열린 올해 미스코리아 대회는 '한국 미의 사절'인 미스코리아에 대해 '누구(who)'보다는 '왜(why)'에 대한 관심이 더 높다. 미스코리아 진(眞) 나리와 미(美) 장윤희에 대한 평가를 놓고 네티즌 사이에서 논란이 분분하다. 전문가들은 미스코리아는 국제 대회에도 많이 참가해야 하기에 돌발 상황에서의 대처 방법과 스피치 능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했다고 얘기한다. 그렇다면 나리와 장윤희,그들의 베스트,워스트 리스트는 무엇일까?


#나리-한국적 외모,스타일은 'too much'

미스코리아의 미적 기준은 장동건이 아니라 가수 비를 최고의 미남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 장동건처럼 이목구비의 완벽한 비율을 갖춘 서구적인 마스크와 몸매가 아니라 비처럼 쌍꺼풀이 없지만 귀엽고 매력적인 외모가 오히려 한국 최고 미녀의 조건인 것.

따라서 나리에게 손을 들어줄 수 있는 부분은 지극히 한국적인 외모와 귀여운 눈웃음.사실 그의 '지성미'를 대회 당일 진행된 20초간의 짧은 인터뷰만으로 판단하긴 어렵다. 대신 둥근 얼굴형과 반달형 눈매,둥근 코와 작은 입 등 옛 미인도에 나올 듯한 마스크가 인상적이다.

하지만 미스코리아 대회에서의 스타일 면에선 워스트(worst)에 가깝다. 꽃 장식 파스텔톤 드레스에서부터 귀고리,목걸이,헤어 액세서리까지 화사하다 못해 조잡하다. 어깨까지 내려온 드롭 귀고리나 목걸이만 하지 않았어도 훨씬 신선해 보였을 것이다. 게다가 얼굴의 장점을 가린 진한 메이크업과 과거 미스코리아의 전형적인 부풀린 웨이브 헤어스타일 등은 전체적으로 '투 머치(too much)',즉 과유불급이다.

#장윤희-수영복ㆍ드레스ㆍ주얼리 스타일 베스트

갸름하고 서구적인 외모의 장윤희는 오똑한 콧날과 V라인 페이스의 전형적인 미인형이다. 여성적이고 도시적인 세련미가 풍긴다는 점에서 나리와는 상반된 이미지다. 이런 이미지를 잘 살려 심플함과 화려함을 적절히 믹스한 스타일을 그의 베스트로 꼽을 수 있다. 주얼리가 목걸이처럼 장식된 튜브 톱 골드 드레스는 장윤희의 길고 가는 팔과 어깨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

'한번에 세 가지 이상 컬러 매치를 피하라'는 스타일 공식을 아는 걸까? 드레스에는 동일한 컬러감의 드롭 귀고리 하나로 포인트를 줬고,수영복 차림에선 독특하게 팔 중간에 팔찌,볼드한 빅 이어링,실버 스트랩 슈즈로 컬러 매치까지 심플하게 정리했다. 또한 부드러운 웨이브의 반 머리 헤어스타일과 내추럴한 투명 메이크업으로 과거 미스코리아 대회의 '촌스러움'에서 한 발 벗어나 있다. 하지만 그는 자신만의 개성이나 매력이 크게 돋보이지 못했다. 이미지나 매력도 외모만큼 중요하다. 인형 같은 외모만으론 사람들의 오감을 사로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제 미스코리아 대회 미인들도 점점 자연스럽고 세련된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 미스코리아의 상징인 티아라(왕관)도 한국적이면서 심플한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주얼리 브랜드 '뮈샤'가 새로운 컨셉트로 디자인한 이번 티아라는 다이아몬드 일색에서 벗어나 에메랄드,사파이어,루비,시트린으로 화려한 장미를 형상화했다. 특히 한국적 보석인 27캐럿 자수정과 18㎜의 천연진주가 순수하면서 고전적인 세련미가 느껴진다. 이제 공부를 잘하지 못하면 미스코리아가 될 수 없을 정도로 명문대 출신들이 많아진 것도 달라진 점.

이렇게 고전미와 지성미가 평가 기준이 돼 티아라의 주인(미스코리아 진)은 결정됐지만 순위가 중요한 건 아니다. 진정한 미인은 준비된 두 시간의 무대 위에서가 아니라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보여주는 진솔한 아름다움을 통해 알 수 있지 않을까.

/브레인파이 대표ㆍ스타일 칼럼니스트 www.cyworld.com/venus0616